“로보트 태권 V는 한국이 만들어 낸 토종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입니다. 1976년 1편이 제작된 이후 25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로보트 태권 V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근 영화사 신씨네와 함께 로보트 태권 V를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RTV 2002)를 발표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디지털드림스튜디오(DDS)의 이정근 사장(38)은 “로보트 태권V는 한국이 만들어 낸 토종 캐릭터 중에서 가장 상품성이 높다”고 확신했다.
로봇을 소재로 한 SF이야기면서 동시에 휴머니즘과 코믹한 요소 등을 갖추고 있어 포장만 제대로 하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히트하는 대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이정근 사장은 원작의 캐릭터나 주된 메시지를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대신에 3D 디지털과 모션 캡처 기법 등을 통해 과거 셀 애니메이션으로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던 극적인 요소들을 완벽히 재현해 낸다는 생각이다. DDS는 로보트 태권V의 부활 프로젝트에 1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할 예정이다. 제작기간도 2년 이상으로 잡고 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구축해 놓은 배급망을 통해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 개봉할 생각입니다. 영화 개봉에 맞춰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을 선보이고 DVD, TV 시리즈, 음반, 캐릭터 상품도 차례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영화에서 출발해 게임, DVD, 캐릭터 상품 등으로 이어지는 ‘원소스 멀티 유즈’ 마케팅의 전형을 보여 주겠다는 생각이다.
DDS는 이미 ‘런딤’ 프로젝트를 통해 원소스 멀티 유즈 전략을 페이퍼 워크 차원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일구어냈다. 올해 4월 TV용 애니메이션 ‘런딤’을 제작해 일본과 한국에서 방영했으며 DVD, 소니의 PS2용 타이틀, 반다이의 원더스 원용 타이틀, PC게임 등으로 제작해 이달 중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용 타이틀 계약도 체결했고 온라인 게임 개발 노하우도 쌓았다. 원소스 멀티 유즈 전략에 있어서 런딤이 데뷔작이라면 로보트태권V는 완결판에 해당한다.
“전체 매출 규모로 볼 때 최소 1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소니, 루카스, 디즈니, 닌텐도에 이어 세계 5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는 이 사장이 세계 시장을 향한 초연 무대에 토종 캐릭터인 로보트 태권V를 등장시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 같다.
<글=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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