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기업의 자금조달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채권시장의 구조변화와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환위기 이후 채권시장은 양적인 측면에서 급속히 성장했지만 회사채보다 국·공채 비중이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채권시장은 총 잔액 규모로 90년대 초 50조원에서 외환위기 이후 급성장, 지난해 말에는 424조원 규모로 8배 이상 늘어났으나 이 중 회사채는 95년 56조5000억원에서 2000년 127조9000억원으로 2.5배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국공채는 95년 69조5000억원에서 2000년에는 296조8000억원으로 8배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장채권 중 회사채 비중은 95년에 45%에서 2000년에는 30%로 낮아진 반면 국공채 비중은 95년 55%에서 지난해에는 70%로 상승했다. 특히 공채 중에서도 금융권 구조조정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발행한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의 채권 등 특수채가 급증, 그 비중이 95년 채권 총액의 4%에서 작년에는 23%로 크게 높아졌다.
한경연은 이같이 채권시장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기업자금 조달에 필요한 회사채 비중이 낮아지고 회사채 중에서도 비우량 회사채 발행이 증가한 것은 대기업에 대한 부채비율 200% 강제의무화 조치가 크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이에 따라 채권시장의 역할 정립을 위해서는 공공채권의 정비와 유통시장 활성화가 필요하고 부채비율 200% 준수 의무를 완화해 회사채시장의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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