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다는 목표 아래 말레이시아 정부가 지난 9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첨단정보산업(IT) 단지 육성 프로젝트인 ‘멀티미디어 슈퍼 코리도(MSC)’ 사업이 시행 5년째를 맞아 삐걱거리고 있다.
4일 로이터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외국의 첨단 IT 기업을 끌어 들이기 위해 MSC 프로젝트 인프라 구축 등에 74억달러의 거금을 투입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실제 말레이시아 경제 발전에 기여한 효과가 기대 이하고 또한 정책 실패로 인한 현지업체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업체들, 특히 자금력이 취약한 신생업체들은 MSC 프로젝트가 시작할 때는 크게 환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책의 포커스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항의 e커머스 플랫폼 등 비교적 성공적인 인터넷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현지업체 사이베이스(Xybase)의 사장 수하이미 아부 하산은 “MSC 프로젝트가 부동산에 더 치중한 것 같다”고 비꼬며 “MSC 지역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아 벤처 등 신생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MSC 지역이 세금 혜택을 비롯해 인력유치나 자금 확보 등 유리한 점이 많이 있지만 입주 비용 때문에 대기업만 혜택을 보고 있다”고 불평하며 “정부가 벤처기업을 육성하려면 입주비가 싼 다른 장소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첨단 도시인 스마트자야를 두개로 나눠 한곳은 소기업에 입주를 위해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취업 사이트인 잡스트리트(Jobstreet.com)의 마크 창 최고경영자(CEO)도 “MSC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를 MSC로 옮길 마음이 없다”며 MSC의 비용 문제를 거론, “정부가 말레이시아 전역에 MSC 같은 것을 더 많이 건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처럼 화려한 출발과 달리 MSC의 명성이 퇴색하자 시민들의 관심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과학기술정보센터가 지난해 시민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MSC에 대한 인지도가 지난 98년에는 33%였지만 작년에는 27%로 크게 줄었다.
MSC의 비판에 대해 마하티르 총리는 “애착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인 MSC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못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도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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