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형 아케이드 게임의 결정판’이라 불리며 큰 기대속에 공개된 일본 남코의 ‘철권4’가 예상밖의 고전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국내에 출시된 철권4는 수입 1차분(약 1500대)의 대부분이 게임장에 판매됐으나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이며 벌써 중고품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철권4가 이처럼 문전박대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를 꼽고 있다.
먼저 남코는 철권4의 그래픽 향상을 위해 DVD를 기판대신 삽입했는데 이것이 국내 케이스(게임기 박스)와 충돌, 오류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 소개된 아케이드 게임 중 DVD가 장착된 것은 이번 제품이 처음인 때문인지 오류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철권4의 소비자가격은 450만원. 게임기에 맞는 케이스를 함께 구입하면 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게임장에서의 하루 수입은 일부 게임장을 제외하고는 5만원대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캐릭터와 관련한 남코의 마케팅 전략 실수도 한몫 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철권4는 출시 시점에 10명의 캐릭터만 공개하고 일정 시점이 지난 후 캐릭터가 추가로 등장하도록 설계됐다. 마지막에는 총 36명의 캐릭터가 선보인다. 하지만 출시 2주가 지난 지금까지 한명의 캐릭터도 추가로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전 버전인 ‘철권3.5(테크토너먼트)’가 처음부터 26명의 캐릭터가 등장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준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철권4를 유통하는 업체 관계자는 “철권 시리즈가 공개된 이후 이처럼 고전하는 작품은 이번 제품이 처음”이라며 “국내시장 침체를 감안하더라도 호응이 너무 낮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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