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함이 몰려오는 오후 2시. 한 성인 인터넷방송국의 스튜디오가 촬영준비로 분주해진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이색 속옷 패션쇼. 아찔한 포즈의 인터넷자키(IJ)들이 등장하면서 스튜디오는 금새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른다.
성인 인터넷방송국에서는 흔한 풍경이지만 이곳 코리아스트립(http://www.koreastrip.com)에는 뭔가 색다른 것이 있다. 바로 여성이 아닌 남성 IJ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남성 IJ들이 빛을 보게 된 것(?)은 코리아스트립이 다음달 10일 정식 개국하는 여성전용 성인방송(http://www.kslady.com) 덕분이다.
최근 여성전용 카페부터 여성과 동반해야만 출입할 수 있는 술집에 이르기까지 여성 우대공간이 속속 출현하고 있지만 여성만을 위한 성인 인터넷방송은 처음이다.
코리아스트립의 여성전용 성인방송은 “여성도 성(性)에 대해 당당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눈요깃거리로 남성의 벗은 몸만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겠다는 얘기다.
간판 생방송 프로그램인 ‘쌕쌕 토크’는 남성 IJ가 진행자로 나와 여성들이 성에 대해 평소 숨겨두었던 고민들을 들어보고 함께 풀어보는 시간이다. 특히 이 코너는 기존 인터넷방송처럼 ‘IJ의 옷벗기기’가 아닌 대화 위주로 구성된다.
이 코너를 맡을 남성 IJ 4명도 섹시함과 더불어 편안하고 친근한 매력으로 여성 네티즌들을 유혹한다는 작전이다.
전업주부들이 한가한 시간대를 고려하다보니 낮 1시부터 3시까지가 정규방송 시간이라는 점도 기존 성인방송과 다른 점이다.
여성 보양식을 소개하는 ‘요리조리 쿡쿡’이나 여성이 갈 수 없는 금녀의 공간을 소개하는 ‘이색탐방’, 여성의 취향에 맞는 에로 영화 및 만화를 소개하는 ‘빨강비디오 가게’ 코너 등도 흥미로운 정보들로 가득하다.
성인전용 방송이다보니 역시 ‘색깔있는 코너’들도 눈에 띈다.
‘카마수트라’ ‘명기 개발 트레이닝’ 등은 이름만 들어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성인만의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성에 대해 수동적인 여성들에게 실제 성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각종 정보 및 테크닉을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취지가 취지인 만큼 수위높은 장면도 심심찮게 노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코리아스트립측은 이같은 ‘용감한’ 시도를 색안경을 끼지 말고 봐줄 것을 주문한다.
코리아스트립 황명화 팀장은 “여성이 성에 대한 호기심을 음지에서만 분출하는 현실에서 공개적으로 이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며 “여성이 원하는 성이 남성과 다른 만큼 지나치게 노출이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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