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중요한 줄은 알지만 다른 일이 너무 많아요.”
“CEO와 임원들이 공시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해 일처리가 쉽지 않아요.”
최근 코스닥증권시장이 등록법인의 공시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공시담당자들은 가장 큰 애로가 공시업무에 대한 회사의 이해와 지원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각 회사 공시담당자들의 41%가 회사의 지원부족을 공시 업무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아 법규 등 제도의 잦은 변경에 따른 혼동(18%)이나 법규해석에 따른 어려움(8%)보다 그 비중이 훨씬 높았다.
회사 지원부족 가운데에는 회계·자금이나 인사업무 등과의 겸직으로 공시에만 집중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48%로 가장 많았고 임원들의 이해부족도 27%나 지적됐다. 또 CEO를 대상으로 공시교육을 해서 공시담당자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좀 알려달라는 의견이 전체 건의사항 중 44%나 차지했다.
이는 CEO나 임원진 등 회사의 중요 의사결정권자들이 공시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공시가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회사의 경영사항을 알리는 중요한 수단이라는데는 모두들 공감하면서도 실제 회사운영에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회사 전체 인원이 몇십명인 벤처기업에서 공시만을 담당하는 전담인력을 배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영진은 회사운영만 잘하면 되고 공시는 업무를 맡은 직원이 알아서 처리하면 된다는 식의 마인드는 공개기업로서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다. 실제 지난해말 상장사인 한솔텔레콤은 공시업무를 두 번 위반해 관리종목으로 편입됨으로써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고 CEO가 바뀌는 사태까지 겪었다.
공시는 귀찮은 것이고 의무화돼 있는 최소한의 사항만을 알리면 된다는 방어적인 생각도 이제는 좀 바꿔볼 필요가 있다. 회사 경영사항에 대해 자진해서 장점을 알리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의 동의를 구하는 것도 보다 발전적인 회사운영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의 ‘황제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가 올 상반기 최우수 공시법인으로 꼽힌 것은 이러한 점에서 코스닥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증권금융부·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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