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파이어니어](36)LG전선 정인근 상무

 “기업의 디지털 경영은 비단 인프라 구축으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문화개혁이 수반돼야 합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e비즈니스 역시 남이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식은 곤란합니다. 각자에 맞는 맞춤형 e비즈니스를 목표로 가능한 분야부터 프로세스 혁신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국내 케이블업계 선두기업인 LG전선(대표 권문구 http://www.cable.lg.co.kr)의 재무·정보화·지식경영을 총지휘하는 정인근 상무(51). 그는 기업 특성에 맞는 시스템 도입과 사원들의 업무혁신 마인드 고취가 e비즈로 가는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업계 최고의 정보화 수준을 자랑하는 이 회사는 정 상무의 이러한 e비즈론에 따라 많은 변화를 맞는다. 지난해 LG정보통신에서 자리를 옮긴 그는 우선 구매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e프로큐어먼트를 구축했다. 이 구매·조달 온라인 창구(http://www.Purchase.lgcable.co.kr)를 통해 연 1조원 이상의 구매물량을 온라인상에서 처리, 지금까지 물류비 10억원 등 10% 이상의 경비절감을 실현했다.

 판매분야 역시 B2B 사이트(http://www.lgcable.co.kr)를 개설시켜 대리점 및 유통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 B2B 사이트에는 재고물량, 주문 배송정보 등이 실시간 제공되며 온라인 경매, 포장자재 회수서비스 등도 실시하고 있다.

 비록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등 e비즈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아직 미정비된 상태지만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의 기간시스템을 구축해 업무, 회계, 영업, 판매 등의 전산화 기틀을 마련한 것도 그의 공적으로 평가된다. 수발주 후 처리되는 3일 만에 업무가 완료되는 LG전선의 기간시스템은 세계적인 케이블업체인 알카텔, 루슨트 등의 수발주 온라인 업무가 2일인 것과 비교할 때 세계적으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78년 당시 럭키금성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정 상무는 89년 LG반도체 경영기획부장을 거쳐 95년부터 99년까지 LG정보통신 재경담당 이사 및 상무로 근무했다.

 최첨단 정보통신에서 전선맨으로 변신한 그가 LG전선에서 실현시키고자 하는 것은 사내 e비즈 문화의 정착이다. “국내 대다수의 오프라인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정보이용자라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정보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기업의 디지털화는 실현될 것입니다.”

 향후 e비즈 추진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우선은 관련업계의 e비즈문화 저변확대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LG전선이 선도기업으로서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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