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벤처지원 포럼]기조발제-`신토불이형` 해결사 필요

◆우리기술투자 곽성신 사장

　우리나라는 산업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벤처기업이 도입됐다. 초기에는 중소기업의 기술을 고도화해 지식기반의 하이테크 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을 벤처기업으로 인식, 많은 지원 정책을 마련했고 벤처캐피털은 그 지원 수단의 일부로 도입됐다. 따라서 벤처캐피털의 역할은 선진국에서처럼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반의 인식과는 다르게 벤처캐피털은 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자본이익을 얻는 단순한 금융업이 아니다. 벤처캐피털은 벤처기업의 창업 및 경영에 깊이 관여해 엔지니어 출신 창업 기업인들에게 부족한 마케팅, 조직관리, 전략적 사업계획 분야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벤처기업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때문에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의 성장을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 발전단계마다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예견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천한 벤처 역사로 인한 기업인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 부재 △작은 내수시장과 벤처기업의 낮은 시장 지배력으로 기업당 소액 투자에 따른 1인당 벤처캐피털리스트 관리 기업수 증가 △국내 기업인들의 경영권에 대한 집착 등의 이유로 시장 자체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를 양성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선진국과는 다른 한국형 벤처캐피털리스트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가장 이상적인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자질을 보면 공학을 전공하고, MBA를 취득한 후 대기업에서 사업부문을 경영하거나 벤처기업을 직접 경영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국내 벤처캐피털 회사의 경우 초기에는 금융업에 종사하던 인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점차 엔지니어 출신으로 대기업이나 연구소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력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어느 경우도 기술과 기업경영을 동시에 이해해야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자질에는 부족하다.

　이런 부족한 점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최근에 벤처캐피탈협회 등 공적인 기관과 사적인 교육기관에서 많은 벤처캐피털리스트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벤처투자 기법의 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런 프로그램의 심도를 높여 엔지니어 출신에게는 기업조직관리·금융 등을 익히고 금융경험을 갖고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에게는 기술과 기업현실을 이해시키는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최근 벤처캐피털의 전문화 추세에 맞춰 업종별로 전문화된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양성 프로그램도 고려해봐야 한다.

　다음으로 OJT(On the Job Training)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기업경영이나 벤처투자 및 투자기업체의 관리는 경험에 의해 습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벤처캐피털 회사의 경우 대졸 신입사원을 공채하는 경우는 전무하다. 기업현장에서 경험을 갖고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 지망생의 경우도 가장 유능한 교사는 그들의 선배들이다. 선배들의 경험 특히, 실패한 경험이 크게 유용하며 투자결정, 투자기업체관리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의 해결을 배우는 것이 효율적인 교육이다.

　마지막으로 벤처캐피털업에 적합한 선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벤처투자의 성패는 전 과정이 투자 담당자의 개인적인 판단과 역량 및 노력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점에서 성공보수와 같은 인센티브제도나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역할을 중시하는 파트너 제도와 같은 선진제도의 도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