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e비즈 전략]해외 통신사업자 동향

통신사업자의 사업전략이 음성통화 위주에서 공중통신망을 이용한 인터넷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면서 시장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며 장거리전화와 국제전화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AT&T·NTT·BT 등 대형 유선통신사업자들은 매출기반이던 장거리전화사업의 성장세가 수그러들고 통신사업 자유화에 따른 신규업체 진입으로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새로운 성장모델을 찾기에 한창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튼튼한 자금력과 높은 망 접속률, 기존 고객기반, 오랫동안 축적되어온 고객지원서비스, 상품통합(번들링)과 상호판매 등 마케팅상 이점, 가입자관리기술, 높은 브랜드 이미지 등을 중심으로 e비즈기업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 위에 유선통신사업자들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인프라 구축이다.

 영국의 통신사업자인 브리티시텔레콤(BT)의 경우 80년대 초부터 통신시장 자유화가 시작돼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지만 심화된 경쟁환경 속에서 콜트나 에너지스와 같은 국내 통신사업자들에 점차 고객기반을 빼앗기고 있다. 최근에는 월드컴이나 퀘스트 같은 IP(Internet Protocol) 기반 망사업자들이 등장하면서 BT의 주력사업인 국제통신시장에서 끊임없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러한 심화된 경쟁환경에서 BT는 지난 2월 3억파운드를 투자해 영국내 비동기전송모드(ATM)의 글로벌한 광대역 멀티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는 최첨단 중소기업시장에 대한 전자상거래 서비스 기반으로 미래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경우 아직 완전한 전자상거래 기반을 확충하지 못한 상태여서 인프라 마련에 한창이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13억의 인구를 바탕으로 지난 99년만 해도 200만명에 못미쳤으나 최근 200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 통신업체들은 이 새로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필수조건인 초고속통신망 건설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차이나텔레콤은 중국의 주요 도시를 10 급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외에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서부 변방지역까지 기간통신망을 건설하는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중국 제2의 통신사업자로 지난 94년 설립된 차이나유니컴도 빠른 시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대도시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선진화된 서비스 문화에 비해 기술 인프라 확산이 더딘 일본도 NTT를 중심으로 인터넷 통신사업 참여가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일본전신전화의 자회사인 NTT도코모가 i모드로 성공을 거두었듯 최근 일본 NTT는 무선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NTT동일본과 서일본은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전화국 등의 통신시설에 무선통신기기를 설치, 광섬유 부설이 어려운 아파트나 주택밀집지역 등에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NTT는 월 4000엔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10Mbps 정도의 광섬유 인터넷에 버금가는 통신속도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초고속인터넷의 일반가정 보급을 비약적으로 늘려 무선 e비즈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유선통신사업자들은 e비즈 시장에서 전자상거래 기반을 마련하고 인증과 정산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유선통신사업에서 지녔던 위상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전자상거래 기반으로 공신력이 요구되는 인증이나 정산사업에 참여함으로써 e비즈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AT&T는 콘텐츠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동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7년 12월 휴렛패커드(HP)와 제휴해 HP솔루션과 AT&T MIS서비스 공동 마케팅 협정을 체결하고 HP의 서버 사용과 AT&T의 인터넷 접속 및 웹서버 하드웨어와 방화벽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e메일 그리고 인트라넷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고 있어 기업고객은 완벽한 형태의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제공받고 있다.

 AT&T는 또 전세계 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유럽·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에서 인터넷과 인트라넷 시스템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최대 장거리전화사업자인 AT&T와 영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BT가 지난 99년 일본내 네번째 통신회사이자 장거리 및 국제전화사업 부문 3위인 재팬텔레콤과 자본제휴에 합의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다.

 BT도 전자상거래에 있어 핵심인 인증사업에 진출, 베리사인과 공동으로 전자인증서비스인 트러스트와이즈와 인터넷상의 소액지불시스템인 BT어레이 서비스를 지난 2월 시작했다.

 BT는 자회사를 통한 e비즈 전략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BT웹월드는 올초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B2B 전자상거래를 제공하는 스토어 프런트를 시작했고 웹사이트상에 인터넷 상점을 개설해주고 상품 아이템 및 고객들의 주문을 받기 위한 형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함께 BT인터넷과 BT넷을 통해 인터넷 접속서비스뿐 아니라 앞으로 큰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부문에서 인트라넷 및 엑스트라넷, 웹호스팅 사업, 인터넷 콘텐츠사업에도 나서는 등 인터넷과 관련한 거의 모든 사업부문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이처럼 BT·AT&T·NTT·차이나텔레콤 등 세계 거대통신사업자들은 통신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춰 e비즈산업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어 앞으로 e비즈시장에서 유선통신사업자의 위상변화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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