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IT시장은 초기 형성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정부의 재정상황 열악으로 정책적인 지원이나 정부주도형 기반조성 등 육성책은 미흡한 상태나 민간주도형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단계다. 페루의 IT산업 발전에 가장 큰 저해요인은 정부의 기반조성을 위한 인프라 투자부족 및 인센티브제도 부재와 함께 무엇보다도 실수요 소비자들의 낮은 소득수준이다. 그러나 페루정부는 인터넷 등 IT산업 육성이 21세기 국가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민간부문 및 외국인 투자에 대해 전면적인 개방정책을 취하고 있다.
◇하드웨어=페루의 PC 및 주변기기는 2000년 기준으로 2억6000만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80% 정도인 2억1000만달러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컴퓨터 관련시장은 경제력 및 경제활동의 수도권 집중도가 높아 인구 800만명의 수도 리마에서 관련기기 및 부품수요의 80%가 거래되고 있다. PC의 경우는 60% 이상이 브랜드 제품이고 나머지를 조립PC가 차지하고 있으나 주변기기류는 브랜드보다 가격경쟁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소프트웨어=소프트웨어 시장은 연간 3500만달러 정도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데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 미국산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선다. 페루에는 150여개 업체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중 10%만이 수출을 하고 있으며 주로 회계, 세금, 판매 및 조달분야 관련 고객요구에 따른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통신=페루 정보통신산업은 94년도부터 민영화를 추진해오다 98년도부터 독점체제에서 완전 자유경쟁체제로 전환돼 현재 미국 통신기업 등 외국 통신기업의 투자진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페루정부는 통신시장 완전개방으로 정보통신 관련 외국인 투자가 2003년까지 최소 25억달러 정도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페루 유선통신 보급률은 93년 2.9%에서 99년말에는 6.5%로 증가했는데 2003년까지는 2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의 셀룰러 및 PCS폰 가입자는 2000년도 100만명 수준에서 2004년에는 260만명으로 증가해 2∼3년 후에는 이동전화 가입자 비율이 총인구의 10∼15% 정도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인터넷은 93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당시 불과 1000명 정도이던 사용자가 2000년도에 80만명 규모로 늘어났고 올해는 100만명, 2005년에는 24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인터넷 사용인구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실정인데 페루정부는 지방의 인터넷 보급확대를 위해 별도의 지원정책과 교육시설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일반 저소득층은 우리나라의 PC방과 비슷한 곳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한다.
◇e비즈니스=페루의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99년도의 500만달러에서 2005년도에는 1억6400만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상류층이 경제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고 인구비율로도 젊은 층이 많은 구조를 보이고 있으므로 페루의 상류층 및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벤처기업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유망 진출분야=향후 5년간 1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PC는 물론 주변기기와 액세서리, 부품 판매가 유망하다. 셀룰러폰 및 다용도 전화기를 비롯한 유무선 통신기기 수요도 크게 늘 전망으로 특히 중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염가형 모델이 시장수요 발굴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페루는 소비수요는 큰 반면 소비자들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시장이므로 제품 품질만 인정되면 브랜드는 별로 중시하지 않는 풍조가 조성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출전략=완제품 수출에 집착하지 말고 현지 업체와의 협력생산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시야를 넓게 보아야 성공할 수 있다. 현재 정보통신기기 관련 우리 수출상품이 PC모니터나 셀룰러폰, 광섬유케이블, 기타 주변 액세서리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은 외국업체에 비해 현지 기반투자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페루에 기지를 두고 인근국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시장까지 관리한다는 전제하에 진출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페루를 비롯한 중남미는 시장잠재력이 큰 시장임을 감안해 체계적인 진출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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