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는 다소 뒤졌지만 유럽 지역에서도 디지털 방송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영국은 미국보다 디지털 지상파방송을 먼저 시작했으며 프랑스·스웨덴·스페인 등도 영국의 뒤를 바짝 따라가고 있다.
영국 BBC는 1998년 9월 23일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방송을 시작했다. 이어 98년 11월 1일에는 B스카이B사가 ‘스카이디지털’이라는 브랜드로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15일 온디지털(ONdigital)이 15개 채널의 상업용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개시했다.
2010년 디지털화를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는 영국의 디지털방송은 정부 주도의 차별화 전략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돼 왔다. 공영방송인 BBC, 상업용 지상파인 온디지털, 위성방송인 스카이디지털 등 3자간에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도록 정책을 펴왔다.
우선 공영방송인 BBC의 디지털방송은 지상파, 위성, 케이블TV 등에서 모두 시청할 수 있으며 특히 기존 시청자들은 수신장비를 구입하면 별도의 추가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상업용 방송인 온디지털과 스카이디지털의 방송 허가를 내주면서 재벌 기업에 의한 방송 독점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도 돋보인다. 영국 정부는 이미 디지털 위성방송인 ‘스카이디지털’을 운영하고 있는 B스카이B가 디지털 지상파방송인 ‘온디지털’ 사업을 벌이기 위한 BDB 컨소시엄에 참여하자 B스카이B의 사업포기를 전제로 ‘온디지털’의 사업허가를 내주었다. 또한 영국 정부는 BDD측에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조기 실현을 의무화함으로써 디지털 지상파와 디지털 위성방송의 경쟁을 통해 디지털방송의 조기 정착을 유도했다.
이 결과 온디지털의 전파 가시청권은 전 인구의 4분의 3에 달하며 30개 채널이 운영되고 있다. 8∼10파운드의 비용을 받고 유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2000년말 100만명의 가입자를 넘어섰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디지털은 150개의 유료 채널을 운영하면서 2000년 기준으로 디지털 유료 방송 시장의 85%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 지역에서 디지털 위성방송을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며 케이블 TV 분야에서도 디지털화가 상당 부문 진척됐다. 디지털 지상파방송은 2001년 말쯤 시작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2015년에는 방송의 디지털화를 완료하고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할 방침이다.
스웨덴은 영국,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시작했다. 공영방송인 STV와 상업방송인 TV4 등이 디지털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파 도달률은 100%에 이른다. 특히 스웨덴은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인터액티브 서비스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선도국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위성 안테나와 케이블 TV 설비 등을 갖추지 않은 가구가 많아 디지털 지상파 사업에 적극적이다. 2000년 2월 25일 온다디지털(OndaDigital)이 디지털 지상파방송을 시작했으며 같은해 5월 5일 키에로(Quiero)TV로 이름을 바꾸어 14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방송사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탑재한 세트톱박스를 제공, 인터넷과 e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은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시작한 시기는 영국과 스페인에 뒤졌지만 TV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라는 측면에서는 다른 유럽 국가보다 앞서가고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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