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제작소, 소니, 마쓰시타전기산업 등 일본의 주요 정보기술(IT) 업체가 재고 감축을 가속화한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감산에 이어 조달·생산·판매를 일괄 관리하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 시스템을 활용해 납기를 단축, 휴대폰·AV기기·반도체 등 완제품 및 부품 재고를 20∼40% 줄여나갈 방침이다.
이같은 방침은 IT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데 대응해 생산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니와 마쓰시타는 모두 6월 마감한 2001회계연도 1분기 결산에서 적자를 기록했고, 히타치도 최근 이익이 격감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수요 변동이 극심한 IT 제품의 특성에 맞춰 과잉 재고를 갖지 않는 ‘경량 경영’을 실현해 재고 문제에서 자유로운 미국 IT기업에 대항하려는 목적도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히타치는 제품이나 부품 재고를 오는 2003년 3월 말까지 현재보다 25%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각 부문에서 SCM을 적극 활용, 올 3월 말 약 1조5000억엔인 재고 자산을 앞으로 2년간 3000억엔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소니는 내년 3월 말까지 전자제품의 재고를 올 3월 말 시점의 약 7900억엔에서 6900억엔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 회사 재고는 올 여름 판매 부진으로 약 8800억엔까지 팽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쓰시타는 올 3월 말 시점에서 1조엔을 약간 넘는 재고 자산을 앞으로 3년간 4000억엔 정도 삭감키로 했다. 우선 내년 3월 말까지 20% 정도 줄일 계획이다. 이밖에 도시바도 재고 감축 계획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미·일 양국 전자업체를 비교하면 미국 업체에 비해 일본 업체가 재고를 과다하게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3월 말까지 1년간 재고 자산의 회전율을 보면 히타치가 5.55회, 도시바가 7.26회로 재고가 정리되는 데 재고 처리에 각각 50일과 65일 정도 걸린다. 반면 미 IBM은 2000년 10월까지 1년간 회전율이 18.55회로 재고가 처리되는 데 약 20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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