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보수적인 경영방식을 고집하던 일본과 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 하이테크 기업들이 최근 미국 정보기술(IT)의 중심지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를 접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http://www.wsj.com)에 따르면 일본 IT 업계를 대표하는 히타치와 후지쯔, NEC, NTT도코모를 비롯해 한국의 삼성전자, 중국의 후웨이테크놀로지 등 아시아권 하이테크 기업들은 최근 미국에 창업투자(벤처캐피털) 회사까지 설립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 가운데 히타치아메리카는 최근 미국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총 1억달러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겐지 다케다 사장은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미국 직원들에게 철저하게 성과를 따져 연봉을 주는 보수체계를 만드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또 후지쯔의 재무팀을 이끌고 있는 다카시 모리야 이사는 “예전에는 기술혁신이 소수 대기업만 도전할 수 있었으나 최근 정보통신 등 IT 기술이 세분화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의사결정 과정이 간단 명료한 중소 벤처기업들의 활약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미국 신생 IT 개발업체에 대한 자금투자배경을 설명했다.
저널은 최근 아시아권 하이테크 업체들이 실리콘밸리 지역의 자유분방한 기업문화를 접목하기 위해서는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직접 부딪쳐보는 방법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본사 경영진들의 이해부족 등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사례가 속출할 뿐 그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싱가포르 투자은행(GIC)의 경우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해외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 최고 히트 작품으로 평가되는 시스코에 거액을 투자, 기회를 잡았으나 90년대 중반 이 회사 주가가 오르자 보유 주식을 전부 처분해 대박의 꿈을 놓쳤다는 것이다.
또 일본의 후지쯔도 전세계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고 있는 코머스원과 아리바 등을 발굴했으나 최근 전자상거래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자 투자지분을 모두 회수하는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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