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서 분사한 현대 통신3사 앞날은…

 ‘쿼바디스…. 현대큐리텔과 현대시스콤, 현대네트웍스는 어디로 가고 있나.’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 통신사업의 중추신경이었던 현대큐리텔(이동전화단말기)과 현대시스콤(통신시스템), 그리고 현대네트웍스(네트워크장비)가 출범한지 수개월이 지났다.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에서 적자생존의 경쟁체제로 옷을 갈아입은 이들 회사에 대한 통신장비업계의 시선이 남다르다.

 특히 중견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들은 현대큐리텔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함에 따라 경계의 눈길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대큐리텔이 더이상 벅찬 상대(대기업)가 아닌 자웅을 견줄 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과연 현대큐리텔은 단말기 시장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 것인가. 또 현대시스콤은 삼성전자·LG전자·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릭슨·노텔네트웍스 등 기존 통신시스템 강자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현황=현대큐리텔(대표 송문섭 http://www.curitel.com)은 지난달 이동전화단말기 내수시장에서 최악의 실적을 냈다. 월 판매량 3만3000대로 시장점유율 3%를 기록한 것.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는데다 아직 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초기모델인 cdma2000 1x 단말기조차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 내다 팔 물건이 없으니 판매량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곧 한화/정보통신,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등 중견 업체에 추월당할 처지다.

 현대시스콤(대표 박항구 http://www.hysyscomm.com)도 내수가 답답하다. 최근의 시스템 수요처인 cdma2000 1x 시장진출에 실패하면서 장비판매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IMT2000용 시스템 수요에 대한 기대도 너무 먼 얘기다.

 현대네트웍스(대표 박승철)는 지난해 말과 올 초 실시된 한국통신의 입찰에서 ADSL장비 공급에 실패한데다 경기침체로 인해 네트워크장비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존 내수시장 위주의 사업전략을 수정해야 할 단계에 직면하고 있다.

 

 ◇전망=세 회사 관계자들은 “내수보다는 수출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현대그룹으로부터 분사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못해 내수시장 기반을 상실한데다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진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에서 비롯되고 있다.

 실제 현대큐리텔은 미국 오디오복스로 매월 30만대 이상의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고 남미에서도 연간 150만대 상당의 수출루트를 개척해 놓은 상태다. 또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중이다.

 현대시스콤도 출범과 동시에 미국 스프린트PCS의 인-빌딩 통신시스템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앞으로 cdma2000 1x 발전모델인 HDR(High Data Rate) 장비를 개발해 북미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네트웍스도 한국통신 입찰 실패의 아픔을 딛고 중국 및 일본 등을 중심으로 ADSL장비 수출에 나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0만회선 이상의 ADSL장비 수출을 통해 수출비중을 10% 수준으로 높이고 내년에는 이를 20% 수준으로 끌어올려 해외시장 진출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삼총사가 ‘현대그룹의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벗고 통신장비 수출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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