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언어 저작권사인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사가 국내 자바계열 무선인터넷 플랫폼(버추얼머신)업계에 로열티를 무리하게 요구하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선은 최근 버추얼머신(VM)기반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추진중인 SK텔레콤과 플랫폼 개발업체인 XCE(대표 김주혁)에 VM을 탑재한 단말기 누적판매대수가 100만대까지 대당 0.7달러, 그 이상은 0.5달러 안팎의 로열티를 지불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SK텔레콤과 XCE는 자바의 일부 기능만 사용한 이 플랫폼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하라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당초 선측은 VM의 세 확대를 위해 XCE가 개발한 ‘SKVM’에 대해 로열티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더구나 SK텔레콤이 채택키로 한 SKVM은 선이 직접 개발한 VM(현재 LG텔레콤에서 적용중)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입증돼 적어도 한국시장에서만큼은 로열티를 문제삼지 않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무선인터넷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국내 최대 이동전화업체인 SK텔레콤이 자바플랫폼 서비스를 추진하자 선의 태도가 돌변한 것. 선측은 이에 대해 “자바는 핵심코드가 공개돼 누구나 무료 이용할 수 있지만, 상용제품을 개발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며 저작권자로서 로열티 요구가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반응=선이 대당 0.7달러 수준의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SK텔레콤과 XCE측은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SK텔레콤측은 “일부 오픈소스만을 채택한 것에 대해 무리하게 로열티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XCE 역시 이번 처사는 국내시장이 예상외로 급성장을 거듭한 데 따른 선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주혁 XCE 사장은 오히려 “당초 국내 공급에 대해 로열티를 물지 않기로 약속한 선에 대해 심한 배신감이 든다”고 꼬집었다. 국내업체들은 그러나 선의 로열티 요구에 대해 느긋한 입장이다. 다각적인 법적 검토를 해 본 결과 설사 법적 분쟁으로 간다 해도 승산이 높다는 판단이다. XCE는 이에 따라 이번 주중 로열티 불가 방침을 미국 선에 공식 통보할 방침이다.
◇업계 파장 및 전망=현재 선의 요구대로 대당 0.7달러의 로열티가 부과될 경우 선은 그냥 앉아서 단기간에 70만달러(100만대 기준) 상당의 로열티를 챙길 수 있다. 그러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로열티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이 선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 리는 만무하다. 자연히 로열티 협상에 따르는 SK텔레콤의 자바 서비스가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플랫폼업체인 XCE는 물론 관련 자바 콘텐츠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계속 지연돼온 SK텔레콤의 자바기반 무선인터넷서비스도 또다시 지연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번 선의 자바 로열티 요구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여서 선측이 조기에 방침을 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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