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today.com=본지특약】 서유럽 지역의 개인용 컴퓨터(PC) 출하량이 지난 2분기 들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용 PC시장의 전망은 이전보다 밝아졌으나 일반 소비자 시장은 수요붕괴 현상을 보여 전체 PC시장에는 여전히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데이터퀘스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 속에 소비자들이 신제품 구매를 꺼리면서 서유럽 지역의 지난 2분기 PC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4% 감소한 602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럽 전 지역과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 출하된 PC는 지난해 2분기보다 0.1% 증가한 838만대에 달했다.
이처럼 지난해 시작된 PC판매 부진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PC 판매업체들은 제살깎이식 가격인하 경쟁과 재고량 급증, 생산설비 과잉 등으로 인해 전세계 PC산업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가트너데이터퀘스트의 브라인 개미지 등 일부 분석가는 기업고객이 시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면서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제기하고 있다.
개미지는 “기업부문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컴퓨터 하드웨어 소매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전체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며 “향후 경제 전망이 점차 어두워지면서 소비자 신뢰가 낮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매시장 출하는 무려 15.4%나 감소하고 중소기업의 PC구매량도 소폭 증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형 기업들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PC구매량을 늘린 덕분에 전체 PC시장의 77%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용 PC의 출하는 오히려 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트너의 집계에 따르면 가격인하로 공세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델컴퓨터의 PC출하는 15.1%나 증가해 서유럽에 PC를 공급하는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 현재 서유럽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컴팩컴퓨터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렛패커드과 IBM의 PC출하 역시 각각 12.9%와 6.9%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컴팩과 후지쓰지멘스는 각각 6%와 10.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컴팩의 2분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동기대비 13.7%로 감소한 반면 델컴퓨터와 휴렛패커드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9%와 7.4%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개미지는 가격, 수익, 출하량이 모두 낮아지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이 증가한 것만으로 승자를 확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용 PC부문이 비교적 선전을 펼치고 있으나 지난해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PC업체들은 아직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지역의 최대 시장인 독일과 영국에 대한 PC출하량은 각각 11.9%와 7.3% 감소한 반면 세번째로 큰 프랑스 시장에 대한 출하량은 기업부문의 수요급증으로 인해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트너는 러시아 시장의 PC출하가 지난해 동기대비 38.3%나 급증하는 등 PC판매량이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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