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모(adimo@hanmail.net)
뉴욕. 미국의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IBM빌딩을 마주보며 우뚝 서 있는 ‘소니뮤직’ 빌딩은 무엇보다 건물입구 좌우에 펼쳐진 다양한 디지털 소니 제품이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도쿄의 중심가인 긴자 한 복판에 자리잡은 소니의 7층짜리 대형 전시관도 마찬가지다.
오늘과 같은 디지털 소니를 일궈낸 이데이 노부유키 사장에 이어 지난해 6월 새로 취임한 안도 구니타케 사장은 취임 1주년 기념사를 온통 디지털이라는 단어로 채웠다.
“모든 것을 네트워크로 연결시킨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
일반인에겐 색다른 말이 아니지만 관련업계에는 소니의 변신을 느끼게 하는 메시지임에 틀림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것을 연결해 승자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연결하겠다는 것일까.
한마디로 정보가 흐르는 전과정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콘텐츠를 전달하는 수단(플랫폼) 그리고 소비자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단말기까지 소니의 제품군으로 한 데 묶는 ‘인터넷 제국, 곧 디지털 소니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금 일본 열도에서는 가장 잘 나가고 있는 민영방송 ‘후지TV’가 ‘소니TV’로 바뀔 것이란 말이 파다하게 퍼져있다. 그것은 지난 96년 후지TV가 출범시킨 위성 디지털방송 스카이퍼펙TV(1998년 5월 JSkyB와 퍼펙TV의 합병)에서 소니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또 소니의 홈페이지를 클릭해보면 소니가 디지털 콘텐츠 기업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영화코너에는 컬럼비아의 신작 영화소개가 즐비하고 음악코너로 옮겨가면 머라이어 캐리와 우타다 히카루 등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음악 및 관련정보가 가득하다. 게임코너에도 세계 콘솔비디오 게임업계를 평정하고 있는 게임 프로그램 소개로 어지러울 지경이다.
이제 소니는 스카이퍼펙TV의 대주주로 참여함으로써 위성 디지털방송을 송신하는 스카이엔터테인먼트(TV 6개 채널)를 비롯해 스카이브로드캐스팅(1개 채널과 16개 데이터방송), 스카이무비즈(TV 6개 채널)에도 직간접으로 자본참여를 하게 됐다.
더 나아가 계열사인 소니뮤직은 지난 3월에 프랑스의 비방디유니버설과 함께 음악 콘텐츠 제공업체인 듀엣사를 공동으로 출범시켰다.
이데이 사장이 이룩한 ‘백색 가전 소니’에서 ‘디지털 소니’로의 변신은 이제 안도 사장이 꿈꾸는 디지털콘텐츠 네트워크화라는 제2의 변신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를 도식화하면 디지털 콘텐츠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디지털어플라이언스(HW)부터 영화, 음악, 게임 등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클 아이즈너가 이끌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의 거인 월트디즈니도 지난달 23일 뉴스코퍼레이션의 케이블 네트워크인 폭스패밀리를 무려 53억달러에 매입했다.
디지털콘텐츠 업계의 영원한 승자는 없다. 단 강자는 ‘원소스 멀티유즈’와 ‘가치사슬 엮기’의 개념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를 연결시킬 때 가능하다.
기업 이미지를 대신하고 있는 전시관에 더 많은 소비자의 발길이 머무는 것도 디지털콘텐츠 산업분야의 발전극대화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임은모(adimo@hanmail.net)
◇약력: 한국문화콘텐츠학회 홍보이사, 한국광고학회 회원, 사이버국회 홍보위원, 한국마케팅포럼 회원, 디지털콘텐츠 입문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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