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업계, 영화 CG시장 `눈독`

 3차원(3D) 애니메이션 제작업체들이 영화 컴퓨터그래픽(CG)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우리영화가 대작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CG 작업 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다 현금 확보가 용이하다는 이점 때문이다. 또 제작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진출 현황=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대표 장민호)는 영화 제작사 미라신코리아가 제작중인 ‘예스터데이’의 CG 작업을 수주했고 싸이퍼엔터테인먼트(대표 장덕진)는 신씨네와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중이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대표 이정근)는 H영화사와, 오콘은 2개 영화사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특히 나래는 ’예스터데이’의 제작비 30억원 중 2억5000만원을 받아 프로덕션 디자인과 CG 작업을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싸이퍼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의 후속작을 협의중이다.

 ◇참여에 따른 득과 실=3D 애니메이션 업체에 있어 실사 영화의 CG 작업 대행은 곧바로 현금 확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의 경우 규모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수주 금액이 4억∼5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실사영화 제작에 참여해 CG 제작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기업 가치를 한껏 높일 수 있는 부가가치도 적지 않다. 특히 3D 애니메이션업체의 경우 영화 CG 전문업체에 비해 작품 기획 능력이 뛰어나 영화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영화 CG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합성 장비 및 특수효과 장비 등을 갖춰야 하는 등 초기 투자 비용이 적지 않다. 반면 아직 국내 CG 제작 단가가 낮아서 적정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영화 CG 전문업체에 비해 실사와 애니메이션 합성 기술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3D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영화 CG에 주력함으로써 정작 본업인 3D 창작 작업을 외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빅필름, 시네픽스 등은 영화 CG 시장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전망=일단 실사영화 CG 시장에 3D 업체들의 참여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나래·디지털드림스튜디오·오콘 등은 이미 2∼4군데 영화사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고 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시장 참여 폭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나래의 손정목 이사는 “올해내 최소한 1∼2작품에 추가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단지 CG 작업뿐 아니라 영화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단지 제작 대행만 가지고는 수익사업으로서 한계가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실사영화 작품에 대한 현물출자 개념의 지분 참여 등 향후 영화 수익에 따른 일정 정도의 러닝 수익을 보장받아야 3D 애니메이션 업계에 보탬이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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