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메모리 타입 MP3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수년내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 같았던 CD플레이어가 압축형 파일포맷을 수용한 MP3CD플레이어로의 변신을 통해 휴대형 디지털오디오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재탈환하고 있다.
MP3CD플레이어란 기존의 CD플레이어에 다양한 CDR 포맷과 각종 압축파일을 지원하는 칩 솔루션 및 SW를 내장시켜 오디오CD뿐 아니라 MP3·WMA·AAC 등 압축파일을 담은 CD를 재생할 수 있게 한 제품으로 전세계 휴대형 오디오 시장에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MP3CD플레이어는 대만과 국내의 아이리버 등 중소벤처기업들이 지난해 초중반께 잇따라 제품을 선보였을 때만 해도 플래시메모리 타입 제품의 틈새시장 정도로 여겨졌으나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폭발적인 수요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배경=플래시메모리를 이용하는 MP3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일부에서는 CD도 LP와 같은 운명에 처할 것으로 예견되기도 했으나 MP3 등 압축파일 포맷을 지원하는 MP3CD플레이어의 등장으로 CD매체는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CD가 다시 주목받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용의 편리성이다. 새롭게 소개된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MP3플레이어들은 일반인에게 익숙지 않은 어려운 사용법이 대중화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반면 MP3CD플레이어는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따르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 특히 일반 오디오CD플레이어로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다.
미디어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유통되는 CDR의 경우 장당 가격이 수백원선.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도 MB당 가격은 0.5∼1달러선이다. 특히 메모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추가로 구입하는 외장형 메모리카드(SMC·MMC·SD 등)의 경우 가격은 더욱 비싸다.
용량은 650MB로 200곡까지도 저장이 가능하다. 시중에 나와있는 메모리 타입 제품의 경우 128MB급 제품은 아무리 압축률이 뛰어난 파일포맷을 이용한다고 해도 최대 50곡을 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타입에 주력하고 있는 대다수 MP3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메모리 가격만 떨어지면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것처럼 얘기해왔지만 메모리 타입에 비해 휴대성이 떨어지는 CD타입이 이처럼 득세하는 것을 볼 때 편리성을 대폭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하고 있다.
◇시장 현황=세계 MP3플레이어 시장판매 1위인 소닉블루는 올초 출시한 MP3CD플레이어 ‘리오볼트’로 미국시장에서만 최고 월 5만대까지도 판매고를 올렸으며 지난달에는 전체 MP3플레이어 판매량 중 CD타입이 차지한 비중이 30%에까지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시장의 경우도 지난해에만 6만∼7만대가 판매됐고 올 상반기 시장에서도 전체 MP3 판매추정치 15만대의 30% 가량을 CD타입이 차지했다.
세계적인 전자업체인 소니와 삼성전자 등도 2004년께는 CD타입의 MP3플레이어가 전체 디지털 포터블 오디오시장의 40∼50% 정도를 점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는 CD플레이어에 MP3 등 압축포맷을 지원하는 기능을 기본으로 내장하는 것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스와 아이와가 동종 제품을 이미 선보였고 MP3CD플레이어를 선보인 데 이어 포터블 오디오시장의 최대 강자인 소니와 파나소닉이 조만간 제품을 내놓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삼성전자가 관련제품의 종류를 더욱 늘리기로 했고 LG전자도 9월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또 메모리 타입 MP3플레이어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소닉블루도 메모리 타입 신제품 개발을 당분간 자제하고 CD를 이용한 제품을 다수 선보이기로 하는 등 세계 포터블 오디오업체 대부분이 이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조만간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플래시메모리를 저장매체로 이용하는 기존 MP3플레이어의 경우 메모리 가격이 대폭 떨어지고 사용방법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당분간은 시장확대가 급격히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자업계의 생각이다.
◇전망=이처럼 CD가 다시금 휴대형 디지털오디오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되찾아가는 상황은 모처럼 새로운 시장을 찾았던 전세계 중소벤처기업들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MP3CD플레이어를 자체적으로 개발,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아이리버나 하빈에 따르면 기존의 CD플레이어에 MP3 등 압축파일 재생기능을 담는 것은 메모리 타입 제품개발과 달리 신생 벤처기업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
CD플레이어는 구동안정성 확보에 필요한 다양한 기계설계 기술과 노하우를 요구하기 때문에 칩 설계기술만으로는 개발이 어렵다. CD플레이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가 MP3 같은 압축파일을 재생하는 칩솔루션을 내장하는 것이 차라리 쉽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 타입 제품의 경우 특별한 기계설계 노하우가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칩 설계기술만 있으면 쉽게 제품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중소벤처기업도 경쟁력이 있었지만 CD타입이 득세할 경우 기존 휴대형 오디오의 강자인 글로벌기업 및 대기업의 입지가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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