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IT 입찰문화의 개선 제안

 공공기관 및 관련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로서 여러업체의 사업제안·입찰에 참여하면서 기존 입찰문화 가운데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한 부분이 많음을 느끼게 됐다. 하지만 아무도 그러한 문제점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관행대로 흘러가는 것으로만 인식하고 있어 입찰문화의 근본적인 수정의 필요를 절감하며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평가결과와 관련해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평가된 결과는 채점평가위원별로 또 평가분야별로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는 적잖은 비용을 투자해 참여하는데, 노심초사하며 기다린 결과에 대해 불성실한 응대로 되돌아올 때 허탈함을 넘어 해당분야 투자와 사업참여에 대한 회의마저 든다.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입찰 참여업체에 신뢰성을 주고 발주처 입장에서도 투명한 일 진행을 위한 공신력 확보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공공기관에서부터 이러한 모범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로비와 영업에 좌지우지되는 제안평가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업체 결정시 최종선택은 영업과 로비에서 판가름난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기술력 있고 해당분야에 대한 실적이 있으며 사업수행능력이 있어도 현실적인 영업과 로비력이 떨어지면 최종선정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고려대상에도 이를 수 없다는 것인데, ‘영업과 로비’가 ‘기술력과 제안의 완성도’ 이상의 의미를 갖는 현실은 IT업계의 미래를 우울하게 만든다.

 셋째, 빅3를 위시한 대기업들의 억단위 미만의 소규모 프로젝트 참여를 제도적으로 배제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의 경우 소규모 사업수행은 정작 2, 3차 하청을 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 아닌가. 대기업들은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 및 국제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기술력을 배양해야지 작은 프로젝트에마저 눈독을 들인다면 국내 중소 규모 기업들은 설 자리가 없다. 중소업체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주지는 못할망정 건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밑둥마저 잘라버린다면 결국 그 피해는 대기업에 돌아갈 것이다.

 기존의 관행과 인습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입찰문화 쇄신과 정착을 진심으로 바란다. 이러한 관행을 뛰어넘는 노력은 제안설명업체, 제안참여업체 어느 일방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양측 모두 새로운 입찰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을 혁신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이러한 입찰문화의 제도적인 개선을 주도해 나가고 그러한 분위기가 사회 일반에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

 

 박용환 C3TV디지털미디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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