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지능-인간지능의 새로운 이해/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옮김/ 김영사 펴냄
인간 지능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 일까.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동안 소설이나 영화로만 그려졌던 허구의 세계가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더불어 인간의 능력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인간 특유의 지능과 창조성이 지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에 우리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이같은 인간능력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1983년 ‘다중지능’ 이론이 처음 제기되면서부터다. 진보주의 교육의 창시자인 존 듀이 이후 가장 영향력있는 교육학 이론가로 평가받는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수가 그의 역작 ‘마음의 틀’을 처음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가드너 교수가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마음의 틀’ 발표 이후 15년간의 연구를 통해 선보이는 후속작이다. ‘마음의 틀’의 경우 인간지능이 그동안 인식했던 것보다 더욱 많은 요소들로 결정된다는 다중지능 이론을 처음 소개했다면 이 책은 그 이론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보강했다.
다중지능 이론은 가드너 교수가 처음 제기하자마자 수백편의 관련 논문이 쏟아져 교육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면서 다중지능 이론이 마치 신화처럼 여겨졌고 이에 따른 비판과 오해도 끊이지 않았다. 이 책은 그간의 논쟁을 둘러싼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 저자는 ‘마음의 틀’ 발표 이후 15년간의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지능을 이 책을 통해 전격 소개하고 있다.
‘마음의 틀’에서 저자가 제시한 지능은 7가지. 언어, 논리수학, 음악, 신체운동, 공간, 대인, 자성 등 그동안 지능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간과했던 요소들이 처음 제기됐다.
그리고 이번 후속작에서는 자연, 영성, 실존 등 3가지 지능을 새롭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자연현상에 대한 유형을 규정하고 분류하는 능력, 초자연적인 세계와 교감할 수 있는 영적능력, 사람을 사랑하거나 예술작품에 몰두하는 것과 같은 심오한 경험들의 실존적 양태에서 자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 등도 인간지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중지능 이론이 신화화하는 것을 경계한다.
특히 △여러가지 지능을 이용한 교과의 모든 개념을 가르치려는 것 △특정행동이 특정지능을 활성화시킨다고 믿는 것 △지능을 기억술로서 이용하는 것 △지능을 다른 바람직한 결과와 혼동하는 것 등은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그는 다시 한번 다중지능 이론의 중요한 3가지 명제를 강조한다. 우선 우리 모두는 동일하지 않다는 것, 우리 모두는 동일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 마지막으로 교육은 이를 진지하게 고려할 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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