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화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여러 플랫폼이 공존하는 데 따르는 불편과 중복투자를 방지, 관련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자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표준화로 인한 기업들의 부담이 예상외로 크고 그 방법론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당초 무선인터넷 표준화 문제는 정통부의 중재로 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의 주관 아래 관련기관, 이동통신 3사, 콘텐츠·솔루션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연말까지 단일 표준안을 내놓기로 합의된 상태였다. 그런데 최근 이통 3사가 표준화의 ‘헤게모니’를 쥐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일단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좌지우지하는 이통 3사의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는 1차안을 만들고 나서 이를 기반으로 표준화를 추진하자고 결론을 맺은 것. 설상가상으로 지난달말 모임에선 다음 표준화회의부터 아예 콘텐츠 및 솔루션업체들을 배제한 채 이통 3사만 비공식적으로 문제를 논의하자는 안이 관철돼 버렸다.
결국 이는 표준화의 ‘ABC’마저 무시된 처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표준화란 누구나 결과에 공감할 수 있도록 관련기업·기관 등 각계의 의견을 종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더구나 현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화는 업계표준이 아니라 장차 국가표준으로 발전될 예정이다. 그런데도 표준안에 맞춰 실제 콘텐츠와 솔루션을 만들어야 할 전문업체들이 초기 단계부터 배제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정통부의 당초 의지와도 정면으로 대치되는 결과다.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화 문제가 불거져 나오자 정통부는 TTA를 중심으로 표준화를 논의하되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나 표준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지 한달도 안돼 예상대로(?) 주객이 전도된 채 이통 3사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무선인터넷 분야가 미래의 유망업종으로 국가적으로도 적극 육성해야 할 분야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는 특히 일본과 함께 현재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핵심 플랫폼 표준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별도 전담팀을 만들어 표준화 문제를 발전적으로 논의하자는 전문업체들의 요구는 그래서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누구를 위한 표준화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같은 물음이 무선인터넷업계 종사자들 입에서 더는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인터넷부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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