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갈 겨를이 어디 있습니까. 고객사 시스템 오픈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 해야죠, 내년 사업 위해 장기적인 플랜도 세워야죠. 눈코뜰새 없이 바빠 휴가갈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메인메모리 DB업체 알티베이스 김기완 사장)
“휴가를 가도 마음 편하게 쉬겠습니까. 차기 제품 개발에, 내수판매 상황에 수출까지 추진하고 있어 휴가를 가도 아마 일 생각만 날 겁니다. 차라리 회사에 나오는게 낫죠.” (정보관리 솔루션 전문업체 스콥정보통신 김찬우 사장)
8월초 휴가 성수기를 맞고도 국내 소프트웨어(SW) 벤처 CEO 상당수는 휴가갈 꿈을 아예 접었다. 경기침체에 무슨 휴가냐는 심정적인 차원에서부터 하반기 매출계획을 다시 잡느라, 막판 수주전에서 뒷심을 잃지 않기 위해, 조직개편 등 전반적인 BPR를 위해 등 이유는 다양하다.
스콥정보통신 김찬우 사장은 직원에게는 모두 5일간의 유급휴가를 주는 대신 자신만은 휴가를 반납한 케이스. 휴가지에서까지 일을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사장이 휴가를 안가는 별난 이유다. 알티베이스 김기완 사장도 직원들에게는 휴가를 주었지만 정작 자신은 휴가계획을 접었다.
핸디소프트의 안영경 사장이나 아이티플러스의 이수용 사장도 별도의 휴가를 가기보다는 주말을 낀 휴일로 휴가를 대신하고 있다. 한국컴퓨터통신 강태헌 사장은 1주일 휴가를 내기는 했지만 3일은 회사에 나와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써버려 반쪽짜리 휴가가 됐다.
정식 휴가 대신 출장을 겸해 짧은 휴식을 취하고 오는 CEO들도 있다. 인터넷 전자화폐 발행회사인 이코인 김대욱 사장은 이코인 글로벌전략에 따른 사업 진행사항을 점검할 겸 현지법인이 있는 일본 도쿄와 미국의 샌타바버라로 떠난다.
이에 반해 중견업체나 외국계 SW업체 CEO는 상대적으로 휴가를 재충전 및 가족과 함께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비트컴퓨터 조현정 사장은 올해도 역시 동남아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최근 10년 동안 방콕이나 방글라데시에서 휴가를 보낸 조 사장은 동남아형 휴가로 유명하다. 휴가 여행이나 출장을 겸하는 법 없이 말 그대로 ‘재충전을 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급망관리(SCM) 업체인 i2테크놀로지코리아 박성칠 사장도 이달초 가족과 함께 강원도로 휴가를 떠난다. 지난해 고3 아들 때문에 가족 전체 휴가를 즐기지 못한 것을 올해 실행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한국CA 하만정 사장은 1주일 휴가를 갖기는 하지만 피서 대신 한국해비타트에서 벌이는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에 직원들과 함께 참여할 계획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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