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로 돌아간 조선e마켓 설립 재논의될 가능성 높다

 참여 업체간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중단된 조선e마켓 설립이 2차 조선B2B시범사업(조선CALS/EC)이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에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실무위원회에 파견돼 활동하다 현업에 복귀해 근무 중인 대다수 조선소 관계자들은 ‘좀 이른 감도 있지만 e마켓 설립은 내년쯤 분명 재추진될 것’이라는 공통된 견해를 밝혔다.

 관계자들이 시범사업과 e마켓을 연관짓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시범사업의 결과물을 운영할 제3의 기관이 필요해질 것이란 전망에서 출발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조선e마켓 추진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 확실시되던 지난 상반기 조선공업협회와 CLAS/EC시범사업 추진 단위에서 조선e마켓 구축을 논의한 바 있다.

 여기에 설계 중요성이 높은 조선업종의 특성도 맞물려 있다. 조선은 선박제조에 직접 관련된 기술을 표준화해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이 절대적이다. 결국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시범사업의 핵심이 3차원 DB 모델링 구축, 인증시스템, 문서 표준화 등으로 거래와 직접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 해도 이 결과물을 운영하는 단위가 만들어진다면 여기서 e마켓의 거래 기능을 포함하는 것은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 전문 컴퓨터지원설계(CAD)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스웨덴의 트라이본솔루션스가 지난해 연말 트라이본닷컴이란 e마켓을 구축한 것은 좋은 예다. 국내 한 조선소 관계자는 “트라이본닷컴에 가입한 대부분의 전세계 조선소들은 기자재 거래보다 기자재업체의 설계 및 도면을 공유하거나 트라이본 측의 CAD 솔루션 업그레이드 등 기술 서비스에 대한 메리트를 더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설계기술을 매개로 대형 조선소의 구매력을 유지시키고 이를 통해 e

마켓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물론 조선e마켓은 지난 1년간 끌어온 쟁점들에 대한 합의점 도출이 전제돼야 설립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조선소 한 관계자는 “조선소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e마켓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성 대신 e마켓 필요성이 무르익었을 때 여기에 동의하는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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