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전설적 해커 바우 홀란트(49)가 최근 사망했다고 인터넷 뉴스 사이트 더스탠더드(http://www.thestandard.com)가 1일 전했다.
고인은 지난 81년 서베를린에서 컴퓨터 동호인 모임 ‘카오스 컴퓨터 클럽(CCC)’을 결성해 ‘열린 정보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애썼다. 그는 일찍이 “컴퓨터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 뉴 미디어”라고 규정한 뒤 “기존 미디어는 컴퓨터를 통해 연결되고 그 결과 미디어의 질도 한층 향상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고인의 분신과도 같은 CCC의 지상 목표도 새 미디어를 널리 확산시키는 것에 맞춰졌다. 해킹도 이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고인은 CCC 회원들에게도 “결코 돈을 위해 해킹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CCC는 홀란트의 지도 아래 독일 정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의회·통신업계·금융계는 물론 첩보 당국까지 CCC에 조언을 구했을 정도다.
더스탠더드는 최근 악성 바이러스를 제작해 컴퓨터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것을 ‘취미’로 즐기는 크래커들이 늘어나, 그의 지도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때 ‘해커들의 우상이었던 그가 마침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홀란트의 갑작스런 죽음을 아쉬워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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