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판매 행사때 8평형 에어컨 판매가는 84만원대, 여름철인 요즘 판매가는 71만원대.’
에어컨 예약판매 행사때 구매한 에어컨의 판매가격이 오히려 성수기인 지금보다도 최대 20% 정도 비싼 것으로 조사돼 예약판매시 에어컨을 구입한 소비자들만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까지 여름철이 되면 에어컨 공급 물량 부족으로 판매가격이 올라가는 게 일반적인 유통시장의 추세여서 소비자들은 에어컨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예약판매 기간(1∼3월)을 줄곧 선호해왔다.
그러나 올해 에어컨 시장은 예년 유통시장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류현상’을 보이고 있어 연초 미리 에어컨을 산 소비자는 결국 손해를 보게 된 반면 요즘 에어컨을 구입하면 이득을 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만도공조 등 에어컨 업체들이 연초부터 지난 3월까지 실시한 에어컨 예약판매 판촉 행사때 대리점에서 에어컨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요즘 시세보다 비싸게 사서 10∼20% 가량의 금전적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에어컨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은 올해 더위가 지난해보다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여름철에 사면 더 비싸게 살 수 있다’며 대대적으로 에어컨 예약판매 행사에 열을 올린 바 있어 예약판매시 에어컨을 구입한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8평형(AST-810) 에어컨은 84만4000원에 예약판매됐으나 15% 가량 떨어진 71만8000원에 유통되고 있다. LG전자 8평형(LS-086CA)도 예약판매가 98만9000원에서 10% 가량 하락한 89만원에 팔리고 있다. 만도공조 10평형(RAS-
105P)도 92만5000원에서 17∼20% 하락한 74만∼76만8000원대에 유통되고 있다.
에어컨 유통가격이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하락하는 것은 업체들이 지난해보다 생산물량을 늘린 데다 소비심리 위축과 장마가 겹치는 바람에 수요부진으로 공급물량이 시중에 남아돌기 때문이다.
또 예약판매제가 부진하자 에어컨 업체들이 상반기 목표달성을 위해 4∼5월에 밀어내기식 영업을 집중적으로 벌인 데다 유통업체도 판매가 지난해처럼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많은 물량을 받았지만 판매부진으로 유통재고로 남아있다는 것도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유통채널과 제조업체간에 서로 가격경쟁을 벌인 것도 연초보다 소비자 판매가격을 최소 10∼15% 이상 떨어뜨리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제조업체 대리점 관계자는 “1분기에는 공장도 출하가격에 일정 마진을 얹어 판매했으나 최근에는 공장도 출하가격에서 최대 20% 가량 떨어진 가격이 도매 시세”라며 “소비자가 지금 현금을 줄 경우 도매시세에 살 수 있어 연초에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사실상 손해를 보고 산 셈이 됐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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