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DMA 단말기시장 사업방향 `오리무중`

 중국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전화단말기 사업방향이 오리무중이다.

 최근 차이나유니콤(중국연통)이 1300만회선 규모의 시스템 1차 입찰을 끝내고 오는 10월부터 CDMA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공표했지만 아직 단말기에 대한 △생산비준 △UIM(User Identity Module) 표준 △유통방식 등이 결정되지 않았다. 특히 서비스 개시까지 불과 2개월을 남겨뒀으나 단말기-망(시스템) 연동시험 환경조차 갖춰지지 않고 있다.

 LG전자 이동단말사업본부의 오병구 중국그룹장은 “중국 신식산업부 산하 전송연구소에서 차이나유니콤에 공급될 모든 CDMA시스템을 비치해놓고는 있지만 연동 테스트 설비가 없는 상태”라며 “평균 3개월이 필요한 단말기-시스템 연동시험 소요시간을 감안할 때 일정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중국 특수를 기대하고 시장진출을 추진해온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생산비준=당초 중국 정부는 6월 초 10∼12개 업체에 CDMA 단말기 생산허가를 내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8월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준을 낼 조짐이 없다.

 이는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부양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중국기업의 유럽형 디지털이동전화(GSM) 단말기 공장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진데다 시장점유율도 10%를 밑도는 상황이 CDMA 단말기 분야에서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CDMA 단말기 생산분야에서 최대한 외국기업을 배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한·중 기업간 단말기 제휴 및 합작이 혼선을 빚을 전망이다.

 ◇UIM 표준=중국 정부는 CDMA 단말기에 UIM카드를 장착하도록 할 방침이다. UIM카드는 통신사업자 및 사용자 정보와 로밍 정보 등을 저장해놓은 장치로 80년대 후반 유럽통신기구(ETSI)가 표준을 제시했다. UIM카드를 단말기에 장착함으로써 소비자는 폭넓은 제품 선택기회와 이동통신세대간 호환성을 보장받는다. 중국 이동통신시장이 SIM(Subscriber Identity Module)카드 기반의 GSM시장이 주도한다는 점에서도 UIM카드는 단말기 시장진출의 필수조건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UIM카드의 표준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문제다. UIM카드의 논리 인터페이스, 파일 종류, 기능범위 등이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결국 단말기에 생명(UIM)을 불어넣는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유통=중국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은 기본적으로 오픈 마켓이다. 소비자가 시장에서 어떤 단말기를 구입하든지 모든 사업자의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SIM카드를 기반으로 하는 GSM 이동통신체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UIM표준화가 늦어지고 CDMA가 새로운 서비스라는 점에서 유통방식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의 현지 판매망 구축작업도 표류하는 모습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