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김가을 15연승 `가을의 전설`

 ‘게임리그에 때이른 가을 폭풍이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잠재웠다.’

 최근 막을 내린 삼성디지털배 KIGL 2001 상반기리그는 김가을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활약이 돋보였다.

 스타크래프트 여성부에 출전한 김가을은 지난 12차전에서 전 부문을 통틀어 처음으로 개인전적 10연승 고지를 밟으며 15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으며 13차전에서는 팀의 전반기리그 우승을 확정짓는 영예와 함께 우승상금 700만원까지 팀에 선사했다.

 특히 김가을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지난 14차전에서 15연승이라는 대기록까지 수립하며 또 다시 200만원을 거머쥐는 등 상반기 시즌 동안 1000만원이 넘는 상금을 독식하며 ‘가을 폭풍’을 몰아치고 있다.

 개인전적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선보인 김가을은 종합전적 18승2패, 승률 9할이라는 가공할 파워를 과시했다. 시즌 초반 상대의 전술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1차전과 3차전 삼성전자 칸 김인경과 KTF 매직엔스 권태규에게 패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승가도를 달린 것이다.

 저그를 주종족으로 사용하는 김가을은 탄탄한 수비와 함께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상적인 공격을 퍼붓는 탁월한 기량을 과시해 상반기 대회뿐만 아니라 2001년 전 대회 석권에까지 도전하겠다는 기세다.

 김가을의 맹활약에 힘입어 게임단 창단 후 처음으로 대규모 대회에 참가한 게임아이는 스타크래프트 여성부를 석권하며 게임명가의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반면 지난해까지 스타크래프트 여성부를 양분해온 김인경과 이은경 쌍두마차는 상반기리그에서 신예들에게 어이없이 무너져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김인경은 개인전적 16승19패로 5할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으며 베리 이은경은 5승18패라는 초라한 전적에 그쳐 이제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게 했다.

 이들의 부진과 맞물려 김인경이 속한 삼성전자 칸은 지난해 추·동계리그 우승팀이라는 간판에도 불구하고 리그 5위로 추락했으며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KTF 매직엔스도 최하위 추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신구 세력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센 스타크래프트 여성부와 달리 피파2001 부문과 스타크래프트 남성부에서는 기존 명문팀간 세력다툼이 치열했다.

 피파2001 부문에서는 피파의 지존 이지훈이 활약한 KTF 매직엔스와 신흥강호 박윤서가 활약한 삼성전자 칸의 2강 체제가 일찌감치 구축됐다.

 특히 이지훈을 앞세워 KIGL 2000 하계리그 이후 전 대회를 석권해온 KTF 매직엔스는 이봉열이라는 신예를 발굴하는 수확까지 거두었다. KTF 매직엔스는 이지훈·이봉열 막강 콤비를 앞세워 시즌 중반 이후 줄곧 선두를 내달리며 이번 시즌 다시 한번 우승컵을 끌어안았다.

 삼성전자 칸은 박윤서의 활약에 힙입어 ‘타도 KTF’의 함성을 높였으나 시즌 중반 이후 뒷심부족을 드러내며 아쉽게 우승고지에서 멀어졌다.

 AMD배 PKO 2001 퍼스트스테이지 스타크래프트 남성부문에서는 김정민, 김동우, 김갑용 트리오가 활약한 KTB 퓨처스가 정규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칸, KTF 매직엔스, 한게임 등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인 KTB 퓨처스는 시즌 초반 1∼3차전에서 믿었던 트리오가 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하위로 처지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시즌 중반 이후 테란의 강자 김정민, 저그의 달인 김동우 등이 기량을 회복하며 역전 우승을 달성해 명문팀다운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반면 신생구단 한게임은 신우진, 윤현욱 등 신진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내내 선두를 구가했으나 우승의 마지막 고비가 된 시즌 13∼14차전에서 연패에 빠지며 아쉽게 우승을 놓쳐 노련미 부족이라는 신생팀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