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카드]이동통신 제휴카드업체

 이동통신 제휴카드는 지금까지 민간 업계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스마트카드 수요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시장영역이다. 전국민의 절반이라는 발급대상 고객수 등 외형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서비스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기대되고 있는 마일리지 통합 추세의 최고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업자로서는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 강화와 신규 고객 유인책으로, 신용카드업계에는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의 새로운 기폭제를 제공한다는 점이 제휴카드를 바라보는 공통된 비전이다. 스마트카드산업 입장에서는 물론 제휴카드의 물리적인 구현수단으로 채용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수요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제휴카드는 전자화폐·교통카드 등 그동안 상용화된 일부 스마트카드 서비스와는 달리, 출발부터가 ‘복합’ ‘다기능’을 수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스마트카드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대용량 정보수록(멀티 애플리케이션)을 실제 구현한 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검증받는다는 것이다. 유통·금융·통신 등 서비스산업 전반에 스마트카드 이용환경을 확신시킬 촉매제로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향후 IMT2000 환경에서 기본 탑재될 사용자인증모듈의 시범단계로서도 제휴카드가 갖는 의미는 무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제휴카드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통신사업자들은 무선 전자상거래(m커머스) 환경의 지불결제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확고한 주도권을 쥐게 될 공산이 크다. 제휴카드는 금융과 통신의 영역을 무너뜨릴 잠재변수인 셈이다. SK텔레콤·SK신세기통신·KTF·LG텔레콤 등 4대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물론, 신용카드·전자화폐 업체들과 스마트카드 솔루션 업체들이 제휴카드 성공에 사활을 걸고 나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편집자

 

◆SK텔레콤

 ‘모네타카드가 m커머스 환경 개척의 선봉에 선다.’

 SK텔레콤·SK신세기통신이 삼성카드·LG캐피탈·외환카드·하나은행·한미은행 등 5개 카드사를 통해 발급할 ‘모네타카드’는 이동통신과 금융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제휴서비스를 한장의 카드에 통합한 종합선물세트. 국내 최대의 마일리지상품인 ‘OK캐쉬백’이 또한 연계됨으로써 고객에게는 한층 매력적이다.

 모네타카드는 오프라인 제휴가맹점과 온라인 전자상거래(EC)에서 기본적인 신용카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동통신 단말기에 삽입해 무선 전자결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우선 하반기 초기 발급카드에는 신용카드·전자화폐(비자캐시)·교통카드·SK멤버십 등을 탑재한 뒤 어느 정도 정착 단계에 이르면 주식거래·뱅킹·의료 등의 개인인증수단으로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시작은 기존 마그네틱과 IC칩을 동시 구현한 형태의 ‘하이브리드형’을 채택하기로 했다. 아직은 IC카드 단말기 등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일 만한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오는 4분기에는 카드삽입형 휴대폰을 출시, 실질적인 m커머스 환경으로 전이하기로 했다.

 5개 카드사를 통해 올해 발급할 모네타카드는 50만∼100만장. 내년까지는 300만장 규모까지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단말기 인프라 보급 계획도 결코 무시못할 수준이다. 1차 사업에서 오프라인 가맹점만 3만개, 주유소 4000개 정도로 초기 고객의 요구를 추동시켜낼 만한 규모다.

 모네타카드에서 보다 주목할 대목은 내년부터 이동통신 사용자인증모듈이 결합된다는 점. 그동안 GSM 등 유럽 이동통신 환경에서는 보편적이었지만 CDMA방식의 국내 통신서비스로서는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에 대비한 첫 준비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빌려쓰는 휴대폰이 등장해 고객들에게는 사실상 통신과 지불결제의 영역 구분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SK텔레콤·SK신세기통신과 SK, 5개 신용카드제휴사, 비자캐시 등은 우선 하반기부터 각사의 고객채널을 총동원해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대대적인 회원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제휴카드 가운데 최고 포인트 적립이라는 장점을 크게 부각시키기 위해 협력사들의 기존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고, 무선인터넷과 연계된 포인트 사용처를 꾸준히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모든 협력사들이 모네타카드를 통해 고객관계관리(CRM)·데이터베이스마케팅(DBM) 전략을 극대화하고, 주력 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모네타카드의 비전은 이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IC카드 인프라가 보급·확산될 경우 현재 도입이 검토되고 있는 건강보험카드 등 굵직굵직한 사업과의 자연스런 연계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기존 신용카드 업계의 판도변화도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화 상태에 이른 신용카드 시장에서 새로운 온·오프라인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카드 고객의 충성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KTF

 SK텔레콤·SK신세기통신보다 며칠 앞서 제휴카드 사업을 공표한 KTF. 제휴범위나 고객수 면에서는 경쟁사인 SK에 뒤지지만 제휴카드 사업에 대한 의지와 긴장감은 결코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일명 ‘KTF 멤버스 국민카드’로 명명된 KTF 제휴카드는 KTF-국민카드-몬덱스코리아의 삼각편대가 강력한 공조체제를 바탕으로 펼치는 통합로열티 서비스다. 단순히 현재 KTF 멤버스카드와 국민신용카드, 몬덱스코리아의 몬덱스 전자화폐를 결합하는 정도로 비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기능적 특장점이 적지 않다. 우선 마스타카드의 ‘M칩’ 기반아래 소액전자결제 및 가맹점 할인서비스, 멤버십 ID 등을 기본 탑재하고, 온라인 EC 활용을 위해 유무선 공인인증서를 탑재할 계획이다. 멤버십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각종 할인서비스와 국민카드의 부가연계서비스 등을 한장의 카드에 통합함으로써 풍부한 상품성을 담보한다는 전략이다. 3사의 제휴 가맹점인 PC방·외식업체·극장 등 프랜차이즈는 물론, 쇼핑·전자복권·게임 등 다양한 신규 수요처를 발굴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인터넷상에서 각종 ID와 패스워드를 안전하게 수록, 관리할 수 있는 소위 ‘e카드’ 기능과 적립포인트 및 사이버머니를 통합한 로열티 기능은 온라인 EC에 특화시켰다.

 3사는 이달말 출시와 동시에 970만 KTF 고객 및 860만 국민카드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제휴카드 보급이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각종 마케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카드를 발급받는 고객에게는 KTF 음성·무선데이터 서비스 요금을 우대해주는 방안도 적극 고려중이다. 제휴카드의 초기 정착을 위해 검토중인 파격적인 조치인 셈이다. 이밖에 카드 발급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수료 할인이나 현금서비스·대출시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KTF와 국민카드의 탄탄한 공조체계 덕분에 생각해낼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이다.

 몬덱스 전자화폐 기능은 미성년자인 청소년층 잠재고객 발굴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사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미성년자 고객을 위해 직불카드와 전자화폐 기능을 결합한 ‘KTF 멤버스 프리패스카드’라는 별도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KTF 역시 오는 4분기 스마트카드칩 내장형 휴대폰 단말기 출시를 기점으로 보고, 본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정유·유통·자동차·항공 등 기타 제휴망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LG텔레콤

 LG텔레콤은 업계 전반이 ‘제휴카드 합종연횡’에 여념이 없던 최근까지도 다소 소외된 분위기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면서부터는 위축된 마케팅 역량이 되살아나고, 차세대 m커머스에 대비한 내부 전열을 갖추면서 상황이 뚜렷하게 반전되고 있다. m커머스 환경의 핵심 테마인 제휴카드에서 결코 뒤질 수 없다는 움직임인 것이다.

 아직은 제휴카드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이나 발급규모를 확정짓지 못했지만 LG텔레콤은 현재 제휴카드 발급과 관련해 5∼6개 시중은행들과 전자화폐 서비스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이르면 오는 9월경 자사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단말기 삽입형 통합 다기능 스마트카드 발급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자화폐·신용카드를 기본으로 다양한 로열티서비스를 통합한 카드라는 점에서 LG텔레콤의 기본 구상은 나머지 통신제휴카드와 맥을 같이한다. LG텔레콤 제휴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자·화학·정유·카드 등 그룹 계열사들의 모든 로열티 서비스를 결합한다는 데 있다. 그룹의 주력업종이 모두 참가하는 전방위 ‘m커머스 지원부대’를 구성하는 것은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한편 LG텔레콤은 지난해 4월 국민카드와 제휴, 휴대폰으로 대중교통 요금 지불서비스(이지패스)를 첫 개통하는 등 가입자 외형에 앞서 제휴카드 운영 노하우를 상당히 축적한 상황이다. 이지패스는 019가입자가 휴대폰에 삽입된 RF 모듈을 통해 카드나 이용권 없이도 지하철 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 다소 늦긴 했지만 LG텔레콤의 제휴카드 반격전략이 관심을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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