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씨엔터프라이즈·KDE컴·에이엠에스·케이비씨·한국정보통신….
연일 바닥을 맴도는 주식시장에서도 스마트카드 혹은 전자화폐라는 이름을 내걸고 ‘테마’를 형성했던 종목들이다. 주식시장이 경제계의 현안을 반영하는 거울이라면 분명 스마트카드와 전자화폐는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열기는 투기바람과 함께 막연한 시장분석을 그 기저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당사자인 업계로서도 갑작스럽다. 비단 주식시장의 인기 종목들이 국내 스마트카드산업의 전부로 오인되는 상황 때문만은 아니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 닷컴열풍은 실제로 닷컴 ‘투자’ 열기였고 내실다지기에 소홀한 대다수 기업들이 최근 줄지어 몰락하고 있다는 ‘반면교사’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카드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만은 사실이다. 전자화폐·교통카드·이동통신제휴카드 등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온 민간 시장영역이 꿈틀대고 있고 건강보험카드나 정부조달 PC의 스마트카드 단말기 권장 등 공공부문에서도 새로운 수요의 조짐이 확인된다. 얼마전 스마트카드 전시회 참가차 방한한 그레그 포트 아태지역 스마트카드협회 회장은 “한국처럼 시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고까지 했다. 지금까지 축적해온 기술력과 비즈니스 역량을 충분히 동원한다면 국내 스마트카드산업이 일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인 셈이다.
지금의 호기를 맞이하기까지 국내 스마트카드 관련 산업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지난 88년 반도체 3사가 메모리카드 칩 개발에 착수하면서 태동한 점을 감안하면 무려 10여년이다. 그러나 시스템통합(SI)·카드제조·응용소프트웨어(SW) 등 각 분야에서 스마트카드 사업에 뛰어들었던 기업들은 하나같이 당시 내무부의 전자주민카드 사업에만 매달렸던 게 사실. 전자주민카드 사업이 물건너 가자 마땅한 수요처를 찾지 못한 업계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침체의 나락에 빠져든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지난 5년 가까이 교통카드·전자화폐 등 민간수요를 개척하면서 절치부심의 시기를 보냈고 이제 기회의 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국내 산업계의 노력도 각별했다. 특히 교통카드 등 비접촉식(RF) 메모리카드 분야에서는 경덕전자(현 KDE컴)가 해외 수출실적을 올린 것을 비롯, 케이비테크놀러지·씨앤씨엔터프라이즈·인텍크산업 등 운영업체들의 기술력과 노하우도 세계 수준에 올라섰다. 최근 들어서는 스마트카드 단말기 시장에서 한국정보통신과 CIS가 자체 개발 제품에 대해 ‘EMV’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국내 업계가 해외 금융기관에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비록 저가형이긴 하지만 스마트카드 솔루션 중 영원한 숙제로 여겨졌던 칩 분야에서 현대전자·삼성전자 등이 해외 수출을 이뤄낸 전력도 있다.
개발업체들뿐만이 아니다. 이젠 마스타카드에서 완전 분리해 국산 전자화폐 브랜드를 일궈낸 몬덱스코리아를 비롯, 비자캐시·마이비·A캐시·K캐시 등 IC카드 응용서비스 업체들은 시장의 추동력이 됐다. 올 들어서는 콤비카드의 등장으로 접촉식 스마트카드와 RF 교통카드의 접목이 시도되면서 하반기부터는 이들 5개 전자화폐 사업자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IC카드 서비스가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최근 SK텔레콤·SK신세기통신·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m커머스 지불수단으로 스마트카드 보급에 가세하면서 시장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전 인구의 절반이 넘는 가입자층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제휴서비스가 제공되면 일반인들이 스마트카드에 친숙해질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스마트카드산업 육성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기술기반 확보를 위해 정보통신부가 하반기 수십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집행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생체인식 등 차세대 기술과 접목을 유도할 계획이다. 행정자치부도 올해부터 정부조달 PC에 스마트카드 단말기를 탑재토록 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이처럼 스마트카드산업에 집중된 범국가적인 관심은 그동안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 온 업계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그리고 막 피어나는 시장을 ‘그들의 잔치’로 만들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업체들은 지금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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