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영국 보다폰이 유럽에서의 제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는 한편 홍콩 허치슨은 예정대로 내년 가을 서비스에 착수, 유럽 3G 이동통신 시장 선점에 나선다.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영국 보다폰이 당초 2002년 하반기로 예정했던 3G 서비스를 2003년 이후로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2G와 3G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개발이 예상 외로 늦어져 앞으로 1년 안에 3G 휴대폰을 대량으로 공급받기가 어렵게 된 점을 연기 불가피성의 배경으로 설명하고, 이에 따라 3G 서비스도 자연스럽게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당초 지난 5월부터 3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던 일본 NTT도코모도 2G와 3G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개발에 차질을 빚어 3G 서비스를 오는 10월로 연기했다.
또 보다폰은 이미 주파수 경매에만 1000여억달러의 비용을 지불한 상태에서 3G 통신시설을 갖추기 위한 추가적인 투자자금을 조달하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이에 따라 보다폰은 당초 올해 말까지 3G 이동통신을 위해 유럽 전역에 1200개의 기지국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를 750개로 대폭 축소하는 등 3G 투자를 계속 늦추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보다폰의 3G 서비스는 “적어도 6개월 정도 지연되어 일러야 오는 2003년 초에 가능해질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망했다.
이에 반해 허치슨은 예정대로 2002년 3분기 이탈리아를 필두로 영국, 스웨덴, 오스트리아, 홍콩,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3G 서비스를 잇달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허치슨이 우선 2G를 거치지 않고 바로 3G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2G와 호환문제를 걱정해야 할 필요가 없는 데다가 홍콩 최대 부동산 재벌인 리카싱이 최대 주주로 투자하고 있는 등 자금 조달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점을 들어 단숨에 3G 분야에서 세계적인 통신강자로 올라설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허치슨은 최근 미국 모토로라와 7억달러에 달하는 휴대폰 장기공급 계약까지 체결해 오는 2002년 3분기부터 3G용 휴대폰을 대량으로 공급받을 계획이라고 밝혀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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