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표면화되는 가운데 SK텔레콤·데이콤·온세통신 등 이른바 초고속인터넷부문 마이너 3사의 ‘속사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3개 사업자는 최근 드림라인 초고속인터넷사업부문에 대한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막후 인수전이 긴박감을 더하는 상황에서 자체 사업방향 설정을 위한 내부논의와 업계 동향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SK텔레콤 초고속인터넷 웨이콤 테스크포스(TFT)는 시장 전체에 모아지고 있는 관심의 정점에 서 있다. 22일 웨이콤 TFT 관계자는 “공표된 SK텔레콤 방침 외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계약돼 있는 20여개 종합유선(SO)들과 6만명의 가입자를 모두 고려한 방향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감한 시기인 점을 감안해 속내가 비춰지는 것을 극도로 꺼렸지만 어떤 방향이든 결론이 임박한 상황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관련업계에서는 SK텔레콤 차원에서 두 가지 처리방향을 놓고 웨이콤의 향방이 결정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두 방향 모두 가입자를 빅3 초고속인터넷사업자에게 넘긴다는 점은 공통이지만 인수주체를 놓고 SK텔레콤이 모종의 판단을 가미할 경우 방향이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SK텔레콤이 KT를 견제하려는 입장이라면 하나로통신으로 넘기는 것이 유력하고 주력 서비스방식이 동일한 점과 양도효율을 먼저 고려한다면 두루넷을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2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데이콤 보라홈넷사업은 ‘최저비용, 고품질서비스’를 양대축으로 삼아 서비스가 유지되고 있다. 데이콤은 지난 99년 11월 초고속인터넷사업에 발을 들여 놓은 이래 2년3개월만인 내년초 이 부문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라홈넷 관계자는 “데이콤 전체가 감량, 수익경영의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는 만큼 초고속인터넷사업도 투자를 최소화하고 현재 12만명의 빌링고객을 BEP선인 15만명까지 차근차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업체간 인수합병 흐름과 관련해 보라홈넷사업 매각가능성에 대해서는 “데이콤이 인터넷 및 e비즈 부문을 전략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이상, 작은 규모지만 라스트 액세스 부문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비교적 외풍에 흔들림없이 초고속인터넷 신비로샤크 서비스를 독자영위하고 있는 온세통신은 현재 17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말 26만명까지 가입자수를 늘리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연말 26만명의 가입자가 유치되면 곧 BEP에도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비로샤크 사업팀 관계자는 “온세통신의 초고속인터넷사업은 대형사업자들의 사업방식보다는 마이크로 ISP들이 갖고 있는 지역집중형 영업, 낮은 원가구조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서비스 개시 1주년인 8월부터는 차별적이면서도 공격적인 가입자 마케팅에 나서 올해 26만 고객 확보의 가능성을 직접 타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세통신은 지금과 같은 업체간 합종연횡의 시기가 오히려 자사 틈새전략을 활짝 펼칠 수 있는 호기라고 판단, 수익확보를 바탕으로 한 점진적 사업확대를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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