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로 시작된 IT불황은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 분야에 보다 강한 충격을 주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 IT 업체들의 2분기 실적에서 통신기기·PC 등 하드웨어 쪽은 대체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는 매출 증가의 호조를 보이면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는 매출은 소폭 늘었으나 순익이 무려 18%나 줄었으며 서버업체인 선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통신기기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53억유로(약 6조420억원)를 기록해 작년동기(49억유로)보다 소폭(약 8.1%) 증가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 9억8400만유로(주당 21센트)에서 올해 8억3000만유로(주당 17센트)로 18%나 감소했다.
이같은 순이익 규모는 노키아가 최근 수익악화 경고 공시 이후 하향조정한 전망치와 일치하는 것이다. 노키아는 2분기 주당 15∼17센트의 이익을 예상했었다. 이 회사의 분기이익이 감소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이 회사는 올 3분기에 이익이 다시 주당 14∼16센트로 줄어들어 바닥을 친 후 4분기부터 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광통신 네트워크 장비업체 노텔은 2분기에 46억달러(5조9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동기(72억달러) 대비 56%나 감소한 실적이다. 또 노텔은 순손실액도 15억5000만달러(주당 48센트)로 작년 같은 기간의 6억3700만달러(주당 21센트)보다 적자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노텔의 존 로스 사장은 “2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노텔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네트워킹 산업의 현재 상태를 볼 때 내년 하반기 이전에는 수요가 늘어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노텔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미 2만30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올해 안에 7000명을 추가 감원할 계획이다.
미국 3위의 장거리통신 업체인 스프린트는 2분기 매출이 22억6000만달러(약 2조9380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14억6000만달러)보다 55%나 증가했다. 무엇보다도 서비스 가입자가 120만명이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 스프린트의 2분기 순이익도 2억9000만달러(주당 33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순익 4억4300만달러(주당 50센트)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월가 예상치인 주당순이익 28센트를 상회한 것이다. 스프린트는 최근 전화료 인하, 통신업체간 경쟁격화 등으로 순익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컴퓨터·SW
마이크로소프트(MS)와 SAP의 최근 분기 매출이 미국 정보기술(IT)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년전보다 각각 13%와 24%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다. 반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게이트웨이의 경우 매출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 30일 끝난 4분기 실적에서 65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일년전(58억달러)보다 13% 증가했다. 이 기간중 수익은 27억5000만달러로 일년전(25억5000만달러)보다 역시 7% 늘어났다. 하지만 27억5000만달러의 수익은 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26억달러의 비현금성 비용을 계산하면 수익(순익)이 6600만달러(주당 1센트)로 줄어든다. MS는 당초 60억∼62억달러의 매출에 주당 39∼40센트의 수익을 예상해왔다. 퍼스트콜 등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은 MS의 수익에 대해 주당 41∼49센트를 전망했었다. 한편 MS는 내년 6월 끝나는 연간 회계 매출이 288억∼295억달러, 그리고 수익은 1달러91∼1달러95센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대 유닉스 서버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6월 30일 마감한 4분기 매출실적이 40억달러를 기록해 일년전(50억2000만달러)보다 10억달러 이상 줄어들었다. 또 8800만달러(주당 3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해 수익성도 일년전(7억2000만달러 수익)보다 악화됐다. 순손실에서 비용으로 처리된 금액을 제외하면 1억3400만달러(주당 4센트)의 수익을 냈다. 선은 앞서 지난 5월에 실적을 하향조정해 38억∼40억달러의 매출에 2∼4센트의 수익을 예측했다.
미국 메이저 컴퓨터업체 중 하나인 게트웨이는 6월말 끝난 2분기에서 매출 15억달러를 올려 일년전의 22억1000만달러보다 7억달러, 33% 정도 줄었다. 비용을 합한 2분기 순손실액은 2080만달러(주당 6센트)이며 비용을 제외한 손실액은 900만달러(주당 2센트)다.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독일 SAP는 지난 6월 30일 마감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일년전보다 24% 증가한 16억달러(18억5000만유로)를 달성했다. SAP는 순익도 1억7700만달러(2억600만유로)를 기록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인터넷
인터넷 부문에서 기업들의 실적은 극명한 대조를 나타냈다.
온라인 경매업체 e베이가 당초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성과를 올린 반면 B2B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커머스원과 아리바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다만 B2B업체들은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데다 B2B시장 상황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를 기약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놓고 있다.
e베이는 지난 6월 말로 마감한 2분기 실적에서 업계의 예상치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2분기 동안 e베이는 1억809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9820만달러보다 2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1억6500만달러였다.
올 2분기중 e베이 사이트에서 이루어지는 거래규모 역시 22억5000만달러에 이르러 작년보다 74%나 증가했다. 또 2분기에만 440만여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고 경매품목도 9870만건에 이르러 지난해보다 58% 늘어났다. 순익 역시 246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50만달러에 비해 3배가 늘었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멕 휘트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기의 하강에도 불구하고 건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해외 사업분야에서의 성장세가 괄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B2B용 소프트웨어업체는 부진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커머스원의 2분기 매출은 1억13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2% 증가했으나 손실이 7020만달러로 작년 동기 1620만달러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아리바는 매출이 늘고 손실이 줄어드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다. 이 회사는 이번 회계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8% 늘어난 8530만달러로 집계됐다. 또 분기 손실은 2억7350만달러로 작년 동기 3억1720만달러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두 회사의 부진에도 불구, B2B용 소프트웨어업체 관계자들은 대부분 시장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커머스원의 마크 호프먼 CEO는 “단기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공 및 민간부문 e마켓플레이스 시장이 회복되고 있어 장기적인 전망은 어둡지 않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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