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프로세서 30년>반도체 사이버 유통시장 전망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인터넷을 통한 기업간(B2B) 상거래 열풍은 이제 전자·자동차·철강·조선·중공업·에너지·생물·섬유·유통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됐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은 이미 삼성전기·삼성SDS·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코닝 등 계열사의 독자적인 e비즈니스 구축을 완료하고 이를 그룹 전체의 힘으로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전통산업인 골판지포장업계도 스스로 e비즈니스화를 추진해 기획과 유통부문을 장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변하는 등 바야흐로 e비즈니스 전성시대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해당업체가 중심이 된 e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해 사이버유통만을 담당하는 중소업체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산업 자체가 물품코드명 분류가 잘 돼 있고 재고관리 및 운송이 편해 중소업체들도 DB를 구축하고 관리하기가 쉬울 뿐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칩을 응용해 솔루션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칩이 다품종 소량 소비로 바뀌고 있는 것도 사이버유통의 발전이유다.

 국내 반도체 사이버유통은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지난 99년 반도체 수출입 및 유통업체인 동운인터내셔널이 설립한 아이씨플라자(대표 김동철 http://www.icplaza.com)처럼 기존 오프라인의 탄탄한 구조를 등에 업고 출발한 형태가 대표적이다.

 두번째는 사이버디스티(대표 홍미희 http://www.cyberdisty.com)처럼 순수하게 온라인을 기반으로 출발한 B2B업체다. 반도체 관련정보 제공 사이트로 출발한 사이버디스티는 처음에는 오프라인 기반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지만 1년이 넘은 지금은 특정 반도체에 대한 강력한 수배력과 신속한 견적, 가격경쟁력 등 온라인기업이 갖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세번째는 중앙유통상가·용산전자랜드·아세아상가·세운상가 등 종합상가의 부품 데이터베이스(DB)를 한데 묶어 무료로 제공하는 콤포몰닷컴(대표 김진국 http://www.compomall.com)의 경우로 당장의 수익성 확보보다는 콘텐츠와 커뮤니티 강화를 통해 장기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업체들은 지난해까지 반도체호황을 등에 업고 성장가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최악의 반도체 경기와 업체 난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계자들은 그동안 비즈니스모델 구축에 힘써온 반도체 사이버유통업체들이 올해 본격적인 수익모델 찾기와 함께 세계화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까지는 주로 각 업체를 연결해주고 받은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더이상 이런 형태의 수익모델로는 사업을 진행해 나가기가 힘들게 됐다. 업체들은 이제 솔루션 판매나 구매·판매 대행, 협업시스템 등으로 서서히 수익구조를 옮기고 있다. 미국의 컨버지(http://www.converge.com), 이투오픈(http://www.e2open.com)과 국내 일렉트로피아(http://www.e-pia.com) 등의 업체들은 이미 수익모델 전환을 마쳤다.

 국내 중 업체들도 동종업체간 합병 및 해외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5월 아이씨마켓(대표 백대원 http://www.icmarketkorea.com)과 아이씨뱅크(대표 김종우 http://www.icbank.co.kr)가 통합하면서 차세대 B2B 엔진 개발과 함께 아시아권을 하나로 묶는 허브마켓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사이버디스티도 해외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한다고 밝히는 등 세계화에 성공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