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 D램과 무선전화기 등 16개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우리를 앞질렀다는 분석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이미 많은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고 지금도 중국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우리가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던 IT산업에서조차 중국에 뒤져 있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다.
더욱이 중국 베이징의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는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부문에서 해당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우리에게는 중국의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여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2008년 한국과 중국의 교역규모가 10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베이징 올림픽 특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런데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99년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29개국과 중국·대만 등 31개국을 대상으로 관세통계통합(HS)품목분류에 따라 58개 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과 순위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은 정보통신 분야 42개 품목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국이 중국을 앞선 것은 27%인 16개에 불과했다. 우리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품목은 D램 반도체 1개뿐인데 중국은 라디오 수신용 기기 등 4개였다. 2위 품목은 우리가 1개인 반면 중국은 6개에 달했고 5위권 이내 품목도 중국은 19개로 한국의 9개보다 훨씬 많았다.
물론 이번 분석은 품목별 시장규모 차이나 기술력 비교가 빠져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지만 IT 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를 빠른 속도로 뒤쫓아 오고 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비약적인 발전추세를 주목해야 한다.
세계경기 회복 지연과 그에 따른 여파로 국내 경기가 쉽게 되살아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IT산업의 경쟁력에서 중국에 뒤진다면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 IT강국 건설은 불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IT산업의 원천·핵심기술 확보와 함께 이를 통한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제품의 표준화를 추진하는 일이다. 이는 단기간에 이룩하기 어려운 힘든 과제이긴 하지만 꼭 해야 할 숙제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IT산업 비중은 어느 분야보다 높다. 만약 우리가 IT분야에서 경쟁력을 상실한다면 수출확대는 말할 것도 없고 국가경제 성장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기업은 철저한 구조조정과 함께 과잉중복투자 방지 및 제품의 전문화를 추진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도 부처간 정책의 비효율성을 없애기 위해 IT분야의 부처간 업무를 명확히 조정하고 기업들이 해외진출이나 기술개발 등에 혼선을 빚지 않도록 각종 지원체제를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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