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에 휴대폰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시키려는 움직임이 미국 전역에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통신서비스업체들과 자동차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http://www.awj.com)에 따르면 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벌써부터 이동전화 수수료 수입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반면 자동차 업체들은 이를 계기로 첨단 음성인식 기술을 채택해 다이얼을 누르지 않고도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핸즈프리(hands-free) 전화기’ 등 고 부가가치 통신 장비를 판매하는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스프린트PCS(http://www.sprintpcs.com)의 스콧 랠프 부사장은 “현재 연간 약 530억달러로 추산되는 미국 이동전화 통화의 약 70%가 자동차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금지하면 서비스 사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프린트PCS와 싱귤러와이어리스 등 통신 사업자들은 미 정부가 휴대폰을 손에 들고 전화하는 것만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 자사 서비스 가입자들이 머리에 쓰고 통화를 할 수 있는 헤드세트를 염가에 보급하는 방안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에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업체들은 이 기회를 활용해 ‘차안의 이동 사무실’로 불리는 이른바 ‘텔레매틱스(telematics)’ 사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http://www.daimlerchrysler.com)는 최근 최고급 벤츠 모델에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휴대폰(가격 2195달러)을 기본으로 내장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새로 팔리는 차 4대 가운데 1대가 이를 채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제너럴모터스(http://www.gm.com)도 운전 중에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게 되면 지난해부터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왔던 운전자용 통신 서비스(온스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선보인 온스타 서비스는 차안에서 기본적인 전화통화는 물론 인터넷 검색 등 데이터 통신과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인공위성을 통해 운전자의 위치를 자동적으로 알려주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지금까지 약 120만명의 회원을 확보할 정도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운전 중에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사례는 일본이 세계 최초로 지난 해 6월 운전하는 도중에 휴대폰을 사용하면 400달러(약 5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홍콩과 영국, 싱가포르 등 20여개 국가에서 이와 비슷한 규제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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