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관심이 IPv6로 몰리고 있다. 인터넷 인구의 급증으로 기존 IPv4 체계 아래에서 IP의 고갈이 우려되면서 IPv6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스코시스템스·선마이크로시스템스·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주요 IT회사들은 IPv6를 구동할 수 있는 제품들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며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의 표준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3GPP’(the third-Generation Partnership Protocol)의 향후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것이다. WCDMA 기술을 이용, 제3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3GPP는 그동안 많은 제조회사들과 ISP들이 고민해오고 있는 IPv6의 도입방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IPv6시장은 기존 IPv4와 함께 연동하기 위한 제품들에서 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제품, 새로운 라우터로부터도 창출될 것이다. 이렇게 형성될 IPv6시장은 수십억달러 가치에 이를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또 아시아 국가들의 정부 및 기업들은 IPv6의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일본 등의 일부 ISP들은 이미 IPv6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IPv6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거쳐야 하는 몇가지 단계들이 있다. 우선 IPv6와 관련한 스펙이 정립되고 IPv6가 탑재된 제품들이 출시돼야 한다. 그리고 나서 ISP들이 IPv6서비스를 시작하고 나면 IPv6 응용제품들이 필요하다. 현재는 ISP들이 IPv6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이며, IPv6를 이용한 몇가지 응용제품들이 있을 뿐이다.
추측컨데 집에서 사용하는 게임기와 유사한 새로운 형태의 단말기가 장착된 IPv6 기반의 응용제품이 올해 말쯤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 IPv6 응용제품이 기존의 IPv4 인터넷 단말기에서 그대로 사용되기까지는 2년 내지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다.
기존 IPv4에 주소공간을 분할시키는 방법을 적용, IP 주소 부족현상을 해결하려는 연구도 IPv6의 진보를 막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같은 상황이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주소공간을 분할해 IPv4 주소할당 수를 늘리려면 단말기 또는 DNS(Domain Name System) 서버들도 반드시 그 분할된 주소체계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주소공간의 부족은 기존 IPv4 기반 인터넷의 기본적인 문제이며 IPv4 자체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고 IPv6가 아무런 문제 없이 도입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인터넷에서 등장하는 신기술들은 늘 치열한 경쟁을 겪게 되며 그속에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지금이라도 IPv6에 경쟁할 새로운 버전의 IP나 혹은 완전히 새로운 통신기술이 탄생한다면 IPv6의 길은 또 달라질 것이다.
결국 어떤 기술이 살아남을지는 시장에 의해서 결정되는것이다. 이제 IPv6는 기술적으로 많이 성숙해 있다. ISP들도 이미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으며, 관련 제품들도 잇따라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IPv6는 다른 기술들보다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새로운 인터넷 아키텍처 중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잡는 것만은 분명하다.
<스티브 디어링은 누구인가>
스티브 디어링(Steve Deering)은 IPv6 프로토콜의 주 디자이너로 거의 모든 기본 IPv6 스펙을 정립하는 데 참여했다. IP멀티태스킹의 창시자로 IPv6에 관한한 ‘아버지’격인 존재다. 지금은 미국 시스코시스템스의 종합인터넷아키텍처그룹(Advanced Internet Architectures Group)의 일원으로 근무하며 인터넷 프로토콜의 구조적 개선에 대한 개발과 표준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시스코 입사 이전 6년 동안 제록스에서 근무했으며 멀티캐스트 라우팅, 모바일 인터네트워킹, 인터넷상에서의 멀티미디어 응용 지원 등과 같은 진보된 인터넷 기술에 대해 연구했다. IAG(Internet Architecture Board)의 멤버이며 IPNG(IP Next Generation) 등 IETF 산하 몇몇 WG(Working Group)의 의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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