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1일 산업자원부가 잠정집계한 ‘2001년 상반기 수출입실적 및 하반기 전망’ 자료에 따르면 6월 한달간 우리나라의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4% 감소한 132억달러(통관기준)를 기록,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 역시 11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 6월중 무역수지는 14억9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789억7000만달러, 수입은 7.8% 줄어든 724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 누계는 14억9000만달러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6월 수출입 실적을 살펴보면, 반도체(-48%)와 컴퓨터(-30%)가 수출감소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섬유(-15%), 철강(-5%), 석유화학(-9%)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휴대폰(33%), 전선(70%), 자동차(11%) 등은 호조세를 나타냈다. 수입은 소비재가 10.4% 증가한 반면, 원자재와 자본재는 각각 5.8%, 23.8% 감소했다.
이같이 6월 수출이 지난 99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올들어 수출이 크게 부진한 것은, 선진국의 정보기술(IT) 경기 침체로 인해 반도체·컴퓨터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품목 수출부진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산자부는 분석했다.
실제로 올초부터 지난달 20일까지의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7% 줄어든 반면, 반도체와 컴퓨터는 각각 26%(81억달러), 19%(52억달러)의 높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작년 전체 수출품목 중 15.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반도체는 이번 상반기에 11.1%로, 컴퓨터 역시 8.4%에서 7.1%로 각각 수출 비중율이 낮아졌다.
따라서 산자부는 하반기 수출촉진책의 일환으로 최근 발표한 ‘전자무역 종합 육성시책’을 본격 시행, 무역 인프라를 지속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 IT제품의 고급화 및 신상품 개발 강화를 위해 256M D램 및 비메모리 생산비중을 확대하고 노트북 수출을 늘리며, 디지털TV 시장을 조기선점하고 DVD플레이어 수출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산자부는 연내 100개 ‘우수벤처기업(글로벌스타)’을 선정, 업체당 최고 2000만원을 지원하고, 전자·플랜트·선박 등 대형 수출계약에 대해서는 수출금융·보험 등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산자부는 수출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올해 수출전망을 당초 전망치(1910억달러)보다 180억달러 줄어든 1730억달러 내외로 낮춘다고 밝혔다. 수입도 당초보다 210억달러 감소한 1600억달러로 낮춰 올해 무역수지는 120억∼130억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산자부 김칠두 무역투자실장은 “컴퓨터·반도체·LCD 등 관련부품 수출은 컴퓨터 교체수요증가로 4분기 이후 회복될 전망”이라며 “디지털TV·PDP 등은 해외시장 형성으로 하반기 수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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