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리 커피케이크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사람이 디지털 오락기업의 일상 업무를 책임지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인터액티브의 스톨러 매텔 사장은 “리치텔로 사장이 매든 풋볼, FIFA 사커, 타이거 우즈 골프 등 EA 판권을 확장하는 데 핵심인 브랜드 구축에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매텔 사장은 또 “EA 중역은 누구나 어떤 패키지 상품회사, 라이프스타일 회사에 있더라도 크게 성공할 사람들”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EA의 맨파워가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EA 본사 로비에는 EA의 장수와 줄기차게 히트게임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입증하는 증거물이 전시돼 있다. 회사 명예의 전당에서는 EA가 맨 처음 애플 IIGS용으로 만든 핀볼 만들기 게임과 같은 플로피디스크용 게임에서 300만장 이상이 팔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용 FIFA 98 디스크에 이르기까지 짧지만 격동적인 게임산업의 역사를 볼 수 있다.
EA는 비디오게임기용 게임제작에서는 거의 흉내낼 수 없는 본능적 능력을 과시했다. EA는 처음 하드웨어 시장에 새로 뛰어든 아케이드 게임의 거인 세가에 승부를 걸었다. 그 당시 호킨스 EA 최고경영자는 뛰어난 그래픽과 사운드로 인기를 끌었던 닌텐도의 ‘NES’ 시스템보다 세가가 내놓은 16비트 신기종 ‘제네시스’에 더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 예측은 적중했다.
호킨스는 자신이 세가와 협상해 얻어낸 파격적으로 유리한 계약 덕택에 EA가 큰 돈을 벌었다고 떠올렸다. 세가는 이 계약에서 다른 업체에는 게임타이틀 하나당 10달러를 라이선스 비용으로 받는 데 반해 EA에는 타이틀 하나당 35센트를 지불하도록 했다.
이 때 세가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은 EA가 플레이스테이션2, X박스, 닌텐도의 게임큐브 등 3대 주력 게임기에 자사 타이틀을 할당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데 지침이 되는 EA의 독특한 사업전략을 태생시켰다.
간단히 말해 EA는 게임기의 장기적 성공 가능성에 확신이 설 때만 게임타이틀을 게임기에 할당한다. 게임기 제조업체는 이런 하드웨어를 구비하고 충분한 재력과 함께 게임기의 수명기간내 25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목표와 올바른 사업전략을 가져야만 한다. EA는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자사 개발진이 한가지 하드웨어를 배우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선행투자를 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같은 사업전략에 따라 EA는 약 6000만대가 팔려 기반을 잡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64 게임기로부터 개발자원을 빼돌려 플레이스테이션2에 일찍 투자했다. 하지만 이 결과 EA의 매출은 타격을 받았다. EA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판매액은 게임 타이틀수를 20개에서 16개로 줄이면서 34%가 감소했다. 닌텐도64 게임매출도 신규 타이틀을 7개에서 3개로 줄이자 48%가 급감했다. 2001회계연도의 기록적인 PC게임 판매액으로도 이 손실을 상쇄할 수는 없었다. EA의 핵심 사업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7%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플레이스테이션2의 공급부족까지 겹쳐 상황은 호전되지 못했다. 소니는 생산차질로 판매개시 첫해 북미시장에 100만대를 출하할 수가 없었다. 이로 인해 EA의 15개 플레이스테이션2용 게임수요도 그다지 호조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전략은 이득을 가져왔다. EA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최고 잘 팔리는 게임 세가지를 공급해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시장 점유율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스탠 매키 EA 부사장 겸 최고 재무 및 운영책임자는 “우리는 선두가 되기를 원해 플레이스테이션2에 주력했다”며 “일찍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A는 소니가 처음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기 산업에 진입한 지난 95년에는 이런 이점을 보지 못했다. EA는 플레이스테이션 발매시 매든 풋볼 같은 주요 타이틀을 출하하지 않았다. EA는 이 소극적 정책으로 처음 시장점유율이 한자릿수에 머무르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EA는 이번 가을로 예상되는 차세대 비디오게임기 주도권 경쟁에서 소니가 시장의 주도적 위치를 지킬 것으로 전망한다. 플레이스테이션2는 기반이 확고한 2위의 게임기 메이커 닌텐도와 게임에 처음 뛰어든 돈많은 신예 마이크로소프트의 거센 도전을 맞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박스 판매비용으로 18개월 동안 5억달러를 쓰겠다고 공언했다. 소니도 이에 상응하는 대책을 약속했다. 닌텐도의 마케팅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례없는 게임기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게임기 전쟁은 그러나 게임에 대한 전례없는 인기를 몰고올 전망이다. EA는 차세대 게임기 모두에 자신이 만든 화소들을 멋지게 뿌려놓았다. 어떤 면에서 질 수 없는 게임이다.
<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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