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간 인수합병(M&A)이 서서히 늘고 있다. 하지만 M&A를 성사시킨 기업들이 M&A 이후 피인수기업 직원들과의 전략 및 비전 공유에 실패해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한다.
얼마전 코스닥 등록 A사는 자사에 M&A된 모 온라인 업체의 실무자로부터 어이없는 e메일 제보를 받았다. 인수기업 측이 당초 협의사항을 무시하고 무리한 인력 재편과 사업조정을 추진, 유망 벤처기업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내용이었다.
즉 인수기업 측이 피인수기업의 실무자들을 기존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이동·배치하는가 하면 지속되던 기존 업무도 사실상 중단시킴으로써 M&A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강도높은 항변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날 저녁 이 모든 상황을 뒤집는 내용의 메일 한통을 다시 보내왔다. 자신이 감정에 치우쳐 인수기업의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과 사업구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제보했다는 게 주요 골자다.
M&A는 사업구조의 효율성 제고, 신사업 진출 교두보 마련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추진된다.
하지만 M&A가 재무적·전략적 통합과정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간 조직문화의 실질적 통합과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것.
세계적 컨설팅기관인 웟슨 와이어트가 미국 및 아시아 국가의 기업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M&A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인가에 대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사람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핵심인력 유지, 커뮤니케이션, 조직문화 통합 등이 그것이다.
위 사례도 결국 인수기업 측이 피인수기업의 직원들에게 향후 통합기업의 전략과 사업방향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 데서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자칫 인재유출은 물론 기존 사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M&A는 두 주체간 신속한 전략 및 비전 공유 노력을 통해 인력과 기술·조직의 완전한 흡수·통합을 이뤄야만 안팎의 오해없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해명에 나섰던 제보자가 계속 통합기업에 남아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과학기술부·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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