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파이어니어](29)인천제철 한정건 상무

 “우리는 제조업입니다. 제조업에 맞는, 제조업이 e비즈니스로 성공한(?) 사례가 나와야되지 않을까요.” e비즈니스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제조업의 성공사례가 없다며 ‘신중론’을 강조하는 인천제철 한정건 상무(정보전략본부장)는 e비즈니스 수장이라고 하기에는 보수적인 인상이 짙다.

 국내 철강 메이커 10대 기업 모두가 참여한 ‘철강 B2B 시범사업’에 인천제철만이 빠졌다는 점도 한 상무의 ‘신중론’과 맞물려 e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까지 비친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상무는 오히려 여유있는 태도로 답한다.

 지난해 강원산업과 삼미특수강을 합병한 후 총 200억원을 들여 정보시스템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제철. “이런 지표를 두고 우리가 정보화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보는 것은 오해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오히려 결코 유행을 쫓지 않는 기업 상황에 맞는 순차적인 행보라는 것이다.

 조만간 추진할 정보전략계획(ISP) 작업 역시 한 상무가 말하는 e비즈니스에 대한 인천제철의 행보 중 하나다. 오는 7월 기존 정보시스템 통합작업(CIM)이 마무리되는 대로 착수하게 될 ISP 수립은 인사·회계·전략적 기업경영 부문에 대한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과 자재코드화, 구매·판매의 온라인화를 중심으로 한 전자상거래(EC) 기반구축이 핵심이다.

 한정건 상무는 “7월이면 내부기간 시스템이 정비되고 제품 및 자재코드가 표준화되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추진할 e비즈니스와 확장ERP 도입의 근간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회생활 첫 발을 구미지역의 전자회사에서 시작한 이후 한 상무는 25년간 인천제철에만 몸담고 있다. 자금, 원가관리, 기획실, 영업 그리고 정보전략담당책임자. IT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은 한 상무에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누구보다 철강산업의 이해도가 높고 특히 인천제철이 전기로 분야에서 세계 2위의 규모가 되기까지 기업경영 혁신을 고민한 전략맨이기 때문이다.

 “대개는 산업이 단계적으로 발전한다고 봤죠. 그 결과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분류되는 대다수 제조업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먹지 않고 입지 않고 신지 않나요? 우리의 오류는 그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지 못했다는 실수를 범한 것입니다.” 국내 제조업이 설 땅을 잃은 ‘몰락의 길’로 간데 대한 한 상무의 이같은 견해는 곧바로 철강산업이 봉착하게 될 위기의식으로 연결된다. 철강도 업그레이드 시점에 도달했고, 인천제철은 이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시스템 통합작업으로 정보인프라를 안정화하고 ERP 도입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꾀하며, 이를 기반으로 e비즈니스를 전개한다’는 인천제철의 전략을 속도의 문제와 비교하지 말 것을 한 상무는 당부한다.

 <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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