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비관론 또 다시 득세

 이달초 인텔의 2분기 매출 목표 달성 전망 발표로 한때 낙관적인 분위기가 감돌던 반도체 업계에 또다시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인사이트가 최근 올해 전세계 반도체 판매 실적이 지난해 보다 21% 줄어든 1392억달러에 불과해 지난 85년 20% 감소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한 데 이어 전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축소, 실적 악화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의 칩 생산업체인 인피니온도 같은 날 이번 3분기 세전손실이 투자가들의 기대치를 훨씬 넘어서는 6억유로(5억124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인피니온은 내년에 메모리칩을 위한 새 공장에 대한 투자를 10억유로 이상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CEO로 현재 유럽을 순방 중인 크레이그 배럿도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반도체 경기가 올 하반기에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확신하며 올해 계획한 75억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도 시장이 되살아나지 않을 경우 내년의 설비투자를 줄일 수도 있다”고 말해 앞으로 반도체 경기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 세계 6위의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반도체 업체인 STM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마스퀘일 피스톨리오는 “올해 반도체 판매가 15∼20% 감소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는 감소폭이 17∼18%에 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일본의 최대 반도체 업체인 도시바의 경우 내수 경기가 올해 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번 여름 일시적으로 칩 공장의 생산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달초 메릴린치의 분석가인 히토시 신은 도시바를 비롯해 히타치, NEC, 후지쯔, 미쓰비시전자 등 5개 일본 반도체 대기업들이 총 560억엔(4억5580만달러)의 운영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었다.

 시장조사기업인 리먼브러더스의 닐스는 “대만 주요 부품 업체들의 생산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세계 5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PC 판매도 정체를 보이고 있다”며 “30%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70%의 시장마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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