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정보의 통합, 그리고 그 미래

◆투비소프트 김형곤 대표

 정보기술이 궁극적으로 가고 있는 방향은 어디일까. 사람마다 표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의 편의성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각종 수작업의 자동화, 관련 정보의 통합,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개인화에 그 핵심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정보통합 분야다. 기업 측면에서는 경영정보시스템(MIS)으로부터 시작하여 전사적 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등을 거쳐 기업정보포털(EIP)/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발전 과정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점도 결국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 내외부의 관련된 정보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데 있다. 최근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플랫폼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적스터(Juxta) 플랫폼이 지향하는 바 역시 웹을 근간으로 한 인프라 및 정보통합이 중심사상이라 생각된다.

 일반 개인 측면에서도 이러한 추세는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엄청나게 많은 웹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오히려 관리해야 할 사이트 수나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아져 어떤 형태로든 이를 통합시켜 줄 수 있는 솔루션들에 대한 욕구가 높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검색엔진이 정보를 찾아주는 측면에서는 많은 기여를 했지만 실제로 필요한 정보만을 통합적으로 제공해 주는 데는 많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자연어 검색엔진, 상품비교검색 엔진 등에서 보듯이 검색엔진도 점점 지능화되어 가는 추세에 있으나 사용자관점의 정보통합과는 역시 거리가 있다.

 이에 따라 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사이트에 분산되어 있는 웹메일, 게시판 등을 하나로 통합시켜 주는 솔루션들이 틈새를 노리고 등장하고 있으며 웹 클리핑을 이용하여 하나의 브라우저 내에서 여러 사이트의 정보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개인화된 브라우저 역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술적인 트렌드는 아니지만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들로부터 콘텐츠를 모아 통합적으로 제공해 주는 콘텐츠 신디케이션 역시 새로운 수요를 창출시키며 점점 그 영역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웹스크래핑을 이용한 통합계좌(정보)관리 시스템이 등장하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 통합계좌(정보)관리 시스템이란 단 한번의 사인온으로 다양한 사이트의 금융정보를 자동으로 조회하고 자금거래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마일리지·사이버머니·e메일·게시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보들을 하나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이미 시장이 성숙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제 막 도입단계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력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오히려 미국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어 향후 일본·중국 등 아시아국가로의 진출에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통합계좌관리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자산 컨설팅 서비스와 연계하여 개인의 자산 및 부채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은 물론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 생애자금 계획 수립 및 자원 배분 등을 관리 시스템(PFMs)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기관뿐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도 각종 서비스들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는데다 포털사이트·커뮤니티 사이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통합계좌(정보)관리 시스템의 효용성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기업이든 개인이든 이미 정해져 있는 사이트로부터 단순히 정보를 모아주는 수준이 아니라 사전에 정의되지 않은 웹사이트나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사용자 관점에서 통합된 정보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 즉 이미 정형화되어 있는 데이터를 새로운 형태의 정형화된 데이터로 변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웹문서·일반 워드 문서 등 전혀 정형화되어 있지않은 데이터로부터 필요한 정보만을 추출하여 정형화된 데이터로 쉽게 통합해 주는 플랫폼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