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683)벤처기업

마지막 승부<11>

 

 당의 전당대회를 며칠 앞두고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산소를 찾았다. 당의 전당대회 때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 그리고 총리 후보를 선출한다. 총리는 국회에서 뽑지만 대통령은 국민이 뽑는다.

 전당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으나, 이미 중진들을 비롯한 당 세력진이 물밑 작업을 마친 후라서 전당대회는 대외적인 선전 효과에 불과한 것이다. 나는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문득 오래 전부터 나를 위해 외우고 다녔던 사주점에 대해서 연상했다. 어머니가 자주 언급을 해서 그 문구는 나조차 외우고 있었다.

 명입재고 대부지인(命入財庫大富之人)

 고산식수 적소성대(高山植樹積小成大)

 어변성룡 조화무궁(魚變成龍造化無窮)

 신피금의 동자시립(身被錦衣童子侍立)

 하늘의 명에 의해 창고에 재산이 가득 들어 있으니 큰 부자가 될 운세이고, 높은 산에 나무를 심으니 적은 것을 쌓아 크게 이루며, 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니 조화가 무궁하고, 몸에 비단 옷을 입으니 동자가 시중들고 섰더라는 것이다.

 나는 미신을 믿지 않고 있었으나 어머니는 이 사주를 하늘처럼 믿고 있었고 내가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어머니는 이 사주점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다. 어머니의 그 믿음은 나에게 세뇌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점쟁이 말에 의하면 나는 초년에 부자가 될 것이고 말년에는 관운을 타고나서 정가에 들어가 출세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 당시만 하여도 어머니는 장관 정도는 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지내놓고 보니 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는 것은 장관이 아니라 임금이었다. 용은 임금이다. 물론 권력이 약화된 임금이지만 임금은 임금이다. 나는 대통령 출마를 결심하고 어머니 산소 앞에서 어머니가 읊조리던 그 점괘를 연상하였다. 그것은 불안한 마음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용기를 얻기 위해서였다. 만약 어머니가 생존해 있었다면, 어머니는 또 그 점괘를 언급하면서 틀림없이 될 것이라고 장담을 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장담을 하면서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서운했다. 나는 어머니의 산소 앞에서 울었다. 그 점괘를 말하면서 용기를 주던 어머니가 그리웠던 것이다.

 드디어 전당대회가 열렸다. 생각보다 많은 소장파 당원들이 총리 후보에 도전해왔다. 그런데 대통령에 도전하는 사람이 없었다. 역시 내각제 체제에서는 대통령이 상징적인 존재일 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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