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윌스 텍트로닉스 사장(46)은 지난 79년 텍트로닉스에 합류했다.
대학에서 경영과 컴퓨터를 전공한 그는 텍트로닉스에 입사하기 전 6년 동안 미국 공군에서 군통신과 항공전자공학 지원업무를 맡으며 엔지니어로서의 능력을 쌓았다. 복잡한 공군의 통신지원업무를 통해 익힌 논리적인 업무처리능력은 그후 사회생활에서도 빛을 발하게 된다.
그는 입사 이래 계측기와 관련된 마케팅, 생산 및 개발조직에서 근무, 경험을 두루 쌓으며 텍트로닉스의 핵심부로 진출했다. 릭 윌스는 텍트로닉스의 유럽영업소 사장을 거쳐 99년 초 계측기사업부문(MBD) 사장으로 임명된 지 5개월 만에 최고경영자로 초고속 승진하는 기록을 세웠다.
텍트로닉스의 사령탑에 오른 릭 윌스 사장은 취임하자 마자 살을 도려내는 전사차원의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회사 매출의 39%를 차지하는 컬러프린터 사업부문을 제록스에 매각하고 방송장비부문까지 다른 회사로 넘긴 것이다.
그의 이 같은 조치는 원래 계측기 전문회사로 출범했던 텍트로닉스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릭 윌스 사장은 텍트로닉스의 핵심경쟁력이 프린터나 방송장비가 아님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당시 제너럴일렉트릭을 비롯한 미국 대기업들이 구조조정 열풍에 휩싸이고 계측기 분야 최대의 경쟁업체인 HP가 전문화를 위해 계측기부문을 분사시키는 격동기였기 때문에 릭 윌스의 선택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결국 텍트로닉스의 매출액은 프린터, 방송장비부문 매각 이후 연간 20억달러에서 절반수준인 10억달러로 줄었지만 증권시장의 반응은 놀랄 정도로 긍정적이었다.
구조조정을 전후해 텍트로닉스의 주당가격은 30달러 초반에서 80달러로 250%나 급등했던 것이다. 매각대금으로 10억달러가 넘는 현금이 들어와 재무구조를 향상시켰고 그는 이같은 유동성을 바탕으로 계측기분야의 신규 유망업체를 하나씩 사들이며 탄탄한 기술저변을 넓혀갔다.
릭 윌스 사장의 이러한 경영포석을 보고 많은 투자가들이 텍트로닉스를 명실공히 계측기업계의 일류기업으로 인정했다.
그는 군복무 시절에 배운 단순한 교훈. 어려울 때는 전략거점을 지키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탄약(현금)을 가능한 많이 확보한다는 원칙에 충실했다.
릭 윌스 사장은 사무적인 미국계 회사풍토에서 보기 드물게 ‘조직은 사람’이라는 경영마인드로 조직인화를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최근 미국내 경기악화로 많은 유명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릭 윌스 사장은 텍트로닉스에 감원정책은 없다고 공언한다. 텍트로닉스의 현금보유고는 아직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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