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보건의료기술-불치병 없는 세상...IT가 의료혁명 이끈다

보건의료분야는 가시적인 미래를 전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은 5개년 전략계획을 폐기하고 그 기간을 최소한 10년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70년대 초 피에르 왝이 창안한 ‘시나리오적 사고’라는 방법론을 적용해 앞으로 10년 동안의 보건의료를 위한 재정 지원 및 시행에 대한 네 가지 시나리오를 작성, 검토하려고 한다. 이러한 방법론을 택한 이유는 오는 2011년에는 의료 시행 및 재정 지원이 어떤 형태를 띠게 될 것인가 하는 핵심적인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서다. 또한 보건의료분야의 시행 및 재정적 지원문제는 그 범위가 좁아서 깊이있게 검토할 수 있고 정책입안자, 의료기관, 기업, 보험업체, 정부 및 소비자들이 다같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각 시나리오는 보건의료산업을 발전시키는 핵심요인들이 무엇인지를 규명함으로써 그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정보통신기술과의 관계를 설명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의료기관들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들 기관이 대비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10개년 사업계획 시나리오는 특정 주요 문제와 관련된 사업의 요인 및 억제요인, 불확실한 요소와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및 기술적 요소 등을 고려해 비전을 제시하고 그로부터 두 개의 축을 추출해내며 이들 축을 기반으로 네 개의 시나리오(4분법)를 개발했다.

 또 이들 네 개의 시나리오를 갖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을 제시하는 것이다. 시나리오가 작성되면 다음 단계로 보건의료기관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샘플 제목을 개발하고 미래로 가는 여정의 진전사항을 측정할 수 있는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이 방법론을 사용해 기업은 미래 시나리오의 중요성과 작성계획 등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어떻게 미래가 구체화되어 가는지를 나타내주는 이정표를 주시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래가 어느 방향으로 진전되든지 간에 기업들이 그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거의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대부분은 자신의 진료에 대해 직접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의료보험 등을 통해 기업이나 정부가 의료비를 부담한다. 이처럼 세계 각 국의 거의 모든 소비자들의 건강관리에 대해 다른 객체가 그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진료비가 얼마인지 개의치 않는다. 수많은 흡연자, 고혈압환자, 과다체중환자들을 보면 소비자들이 얼마나 건강관리에 소홀한지 쉽게 알 수 있다. 이같이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책임감 결여로 인해 의료비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의사들이 결정을 내리는 시점에 그에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입수할 수 없어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의료기관의 풍토가 너무 비타협적이어서 주요 업무절차를 자동화하는 데 필요한 업무흐름을 변화시키기가 어렵다. 실제로 업무흐름을 바꾸려면 거의 영구적인 시일이 필요할 뿐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대해 적극적이거나 소극적으로 반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이러한 의료환경이 앞으로 10년 동안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다시 말하면 오는 2011년에는 보건의료분야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는 데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불확실한 요인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누가 지불하는가 △데이터에 대한 체계적 표준이 설정됐는가 △개인비밀의 보안에 대한 제약의 강화 △인터넷의 영향

 이들 네 가지 동인 중 앞의 두 개가 보건의료사업의 시행과 재정지원의 미래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즉 이들은 2011년 보건의료산업 모형의 X와 Y축을 형성한다. 또 뒤의 두 요인은 Z축으로서 이 모형에서 네 개의 시나리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토하는 것이다.

 10년 후 보건의료의 재정과 시행상태를 나타내는 데는 합리적 배급, 자유시장, 비합리적 배급, 서부개척 등 네가지 시나리오를 도출해냈다.

 합리적 배급의 시나리오는 단일 구매자가 건실한 데이터를 공유하는 경우로서 배급이 이루어지지만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배급제에서는 비용이 통제된다고 볼 때 소비자들은 ‘대형(大兄)이 지불’하는 만큼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유시장의 시나리오는 다수의 구매자들이 건실한 표준 및 데이터를 공유하는 경우로서 기능, 진료의 품질, 비용 및 만족도 등의 증거를 바탕으로 결정이 이루어진다. 이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지불능력’만큼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합리적 배급의 시나리오는 단일 구매자 체제지만 진료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표준이나 충분한 정보가 없는 경우다. 따라서 단일 구매자는 ‘주먹구구식 배급’을 한다.

 끝으로 서부개척의 시나리오는 소비자들이 보증서나 보건인지 등을 갖고 직접 의료서비스를 구매하는 경우로 환자들이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광고를 바탕으로 의료기관을 선택한다.

보건의료산업의 장래는 이들 네 개 시나리오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문제는 각 시나리오와 연관된 동인과 향후 10년간의 발전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등을 확인하는 일이다.

 IT기술은 보건의료분야 발전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러나 시나리오별로 그 관계에 차이가 있다.

 A시나리오에서 건실한 데이터웨어하우스, 비용계산 응용 프로그램, 진료결정 지원시스템 등이 경로, 지침 및 프로토콜 등을 지원해야 한다.

 B시나리오에서는 데이터마이닝과 대기시간이 없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고도화된 의료기관 관리 응용 프로그램을 도입해 협업 상거래에 필요한 플랫폼이 구축되어 서비스의 개별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C시나리오에서는 정부 조달당국에서 요구하는 보고용 IT시스템, 특히 보건의료기관들이 회계 및 공급망관리 시스템과 같은 재무처리시스템이 필요하다.

 D시나리오의 경우는 IT분야 지출은 광고 및 웹사이트 개발에 집중될 것이다. IT기술은 마케팅 능력을 강화할 것이며 CRM시스템이 확대될 것이다.

 보건의료산업에 대한 인터넷의 잠재적 영향은 산업의 전환과 기존 산업 유지로 양극화되어 있다.

 보건의료산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의료기관들은 여기에서 제시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면서 이들 시나리오와 정보를 적용해 향후 10년 동안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결과를 검토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의료기관들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어느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미래가 펼쳐지든지 그에 관계없이 보건의료기관들은 진료정보 저장소와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구축하고 의료관리와 고객관계관리(CRM) 전략 및 솔루션에 투자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재정, 진료, 환자 만족도 결과 등을 측정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무엇보다도 경제의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

 

◆보건의료산업 환경 변화

각국의 보건의료부문은 다른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가령 과거 5년 동안 소비성이 대부분의 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지만 보건의료분야에 대해서는 최근까지도 그렇지 않았다. 많은 보건기관들은 방사선과의 대기시간을 검토하기 위해 업무개선팀을 구성했으나 조직의 경영층에서 필요로 하는 CRM시스템은 도입하지 않았다.

 또한 보건의료기관들은 지금까지 보건의료업무의 처리방식 및 정보기술(IT)솔루션의 표준화와 진료수가를 포함한 비용의 통제를 게을리해왔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의료기관들은 소비자(환자)들이 태어날 때부터 수준높은 진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 고유의 업무에 충실해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보건의료기관에 대한 경종이 몇 번 울렸었다. 첫번째 경종은 미국 의회가 보건의료기관들로 하여금 비용절감을 요구하는 이른바 ‘균형 예산법(BBA:Balanced Budget Act)’을 통과시킨 일이고 두번째는 보건의료기관들도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지 않고도 다른 분야 산업계가 취해 온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을 촉구하는 ‘보건보험의 이전가능성 및 책임성법(HIPAA: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을 의회가 제정한 것이다.

 끝으로 의약연구소가 99년 11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연간 사망자 중 4만4000∼9만8000명은 의료기관의 실수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소의 조사연구 방법론을 둘러싸고 이론이 있을 수 있으나 실제 의료사고 사망자 수가 이의 절반이라 할지라도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리=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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