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전통기업의 e트랜스포메이션은 공급망관리(SCM)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가구 전문업체인 한샘 박기혁 정보관리실 이사(44)는 최근 기업들이 공개형(public) e마켓플레이스 설립보다는 일제히 e프로큐어먼트 구축으로 눈을 돌리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긴다. 내부시스템의 변혁과 관련 업체와의 협력 없는 e비즈니스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소신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한샘의 e비즈니스 전략은 e비즈니스 인프라 확충과 500여개 협력업체와의 통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는 8월이면 부엌가구, 인테리어, 특판 3개 사업부문에 전사적자원관리(ERP)가 모두 가동됨으로써 회사 차원의 e비즈니스 전략이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박 이사는 2개 사업부문에서 지난해 8월부터 가동돼 온 ERP 도입 효과를 수치적으로 계산하지는 않았지만 70%에 달하는 수요 예측 능력 등을 고려하면 생산성 원가를 낮추는 등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한샘의 ERP가 주목받는 이유는 가구업계에서는 전사적으로 가동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 가구 업계에서는 2위 업체와 현격한 점유율 차이를 보이며 1위라는 부동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도 ERP로 인한 내부 업무 효율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한샘이 ERP에 온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한샘의 e비즈니스가 ERP의 본격적인 가동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샘은 이르면 내년부터 500여 협력업체 중 주요 회사와의 협업을 위해 한샘 자체내에 서버를 두고 간이 ERP를 만들어 협력사에 ASP버전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우선 이를 위해 3·4분기부터 몇개의 업체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벌여 협력사의 데이터가 본사와 직접 연결돼 하나처럼 가동하도록 해 업무 효율화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박 이사는 이처럼 연결된 협력업체와 통합구매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폐쇄형(private) e마켓플레이스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한샘이 업계 1위란 점을 고려하면 공개형e마켓플레이스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앞서 올해말까지 PDM(Product Data Management) 시스템을 완성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완벽하게 자동화가 가능해져 제대로 된 e비즈니스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이사는 85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87년부터 삼성SDI에서 전산, 기획업무를 맡아오다 지난해초부터 한샘으로 자리를 옮겨 정보화담당임원(CIO)이란 직책을 맡고 있다. 최근 판매거점인 미국, 일본 지사와 물류거점인 중국지사를 본사와 하나로 연결해 e비즈니스를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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