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회사들이 최근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알카텔과 프랑스텔레콤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을 비롯해 비방디(콘텐츠)와 캡제미니(경영 컨설팅) 등 다양한 업종의 회사들이 최근 미국 을 포함한 해외기업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가운데 통신장비 업체 알카텔(http://www.alcatel.com)과 루슨트테크놀로지스(http://www.lucent.com)간 M&A 논의는 마지막 순간에 결렬됐지만 프랑스 기업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외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http://www.awj.com)에 따르면 알카텔은 불과 5∼6년 전만 하더라도 포도주에서 철도 차량까지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어느 모로 보나 하이테크 분야에서 루슨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루슨트는 13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국 통신서비스 업체 AT&T의 핵심 사업부였고 지난 96년 AT&T로부터 분리된 후에도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확실한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두 회사의 운명이 역전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알카텔은 지난 95년 세르주 취르크 CEO가 사령탑에 오른 후 비핵심 사업을 대부분 정리하고 광통신 등 차세대 유망사업에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서서히 그 진가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알카텔의 취르크 CEO는 캐나다의 뉴브리지네트워크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해외 기업들을 잇달아 M&A하는 방식으로 짧은 기간 동안에 통신장비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발휘하면서 매출액도 빠른 속도로 늘렸다.
이에 비해 루슨트의 경영환경은 최근 1∼2년 동안 급속도로 악화돼왔다. 루슨트는 특히 최근 자사 제품이 전세계 시장에서 속속 노텔과 시스코 제품에 밀려 고객 유인책으로 도입한 ‘외상판매(벤더 파이낸싱)’ 정책마저 부실 채권만 양산하면서 회사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루슨트의 주가는 99년 말(1주당 약 80달러)에 비해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져 M&A를 위한 ‘먹이 감’으로 전락했다. 최근 미국 정보기술 업체들이 사상 유례가 없는 불황의 늪에 빠져들면서 루슨트와 같이 M&A의 표적이 되는 기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들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전세계 M&A 시장이 심각한 수급 불균형 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알카텔과 프랑스텔레콤을 비롯한 프랑스 IT기업들이 대거 해외 기업 인수 전에 뛰어들어 기대 이상의 전과를 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선 알카텔이 최근 2∼3년 동안 재미 교포 스티브 김이 설립한 회사 자일랜과 DSC커뮤니케이션스, 캐나다의 뉴브리지네트워크 등 6개 기업을 인수해 가장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다. 프랑스텔레콤(http://www.francetelecom.com)도 영국 제2위 이동통신 회사인 오렌지를 400억유로에 인수해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 이동통신에서 출판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대표적인 콘텐츠 업체 비방디(http://www.vivendi.com)도 지난해 캐나다의 시그램(340억달러)에 이어 최근 인터넷 음악의 대명사인 MP3닷컴(http://www.mp3.com)까지 인수했다. 이 밖에 경영 컨설팅회사 캡제미니도 IT 등의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최근 자기보다 덩치가 큰 미국의 언스트영을 110억달러에 집어삼키는 등 프랑스 기업들의 해외 기업 사냥이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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