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통신장비 회사인 알카텔은 미국 경쟁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인수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정보기술(IT)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세르주 취르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시장 발판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회가 오면 선택할 것이나 합병 대상을 찾기 위한 사냥(적대적 기업인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텔은 매출의 23%를 북미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취르크 CEO의 발언은 알카텔이 320억달러에 루슨트를 인수하려던 협상이 막판에 깨진 가운데 나왔다. 소식통들은 협상결렬이 루슨트 산하의 벨연구소도 넘어가게 되는 데 대한 미 정가의 반발과 루슨트의 경영권을 둘러싼 마찰이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파리 소재 증권회사인 글로벌이퀴티의 에릭 버켈 연구원은 “정보통신업계가 침체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320억달러라는 인수 가격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텔은 이에 앞서 경영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4%에 불과한 휴대폰 제조를 포기하는 대신 네트워킹과 광통신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피에레 산업 장관은 이날 알카텔과 루슨트 간 합병이 결렬된 데 대해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결렬의 이면에 벨연구소를 둘러싼 정치적 이해가 크게 걸려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알카텔 주식은 협상결렬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파리 증시에서 5% 하락한 29.32유로에 거래됐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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