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유기EL 진출

 일본의 대형 표시장치 업체인 도시바가 유기EL 표시장치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따라서 차세대 표시장치의 주력으로 유력시되는 이 분야를 주도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일본경제신문’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30일 유기EL 표시장치의 시험제품(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고 발표하고, 내년 4월 휴대폰 단말기용 등으로 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자사 유기EL 표시장치에는 저비용의 양산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앞으로 액정표시장치(LCD)와 함께 표시장치 사업의 주력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파이어니어를 비롯 NEC와 소니 등이 진출했거나 진출을 표명한 데 이어 이번에 도시바까지 가세, 일본의 관련 주요 업체들이 대부분 참여하게 됨으로써 내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시장 형성이 예상되는 유기EL 표시장치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은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도시바가 이번에 개발한 유기EL 표시장치는 휴대폰 단말기용으로 적합한 2.85인치 크기 제품으로 26만 색의 풀컬러 표시가 가능하고, LCD에 탑재하고 있는 저온폴리(다결정) 기판 기술을 활용해 고화질의 동영상도 자연스레 표시할 수 있다.

 이 표시장치는 유기EL에 분자의 상태가 안정돼 있는 고분자 재료를 사용한다. 도시바는 이 EL 원료를 유기기판에 부착하는 잉크젯 방식을 개발, 1장을 수십 분에 제조할 수 있는 양산 기술도 확립했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저분자의 유기EL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저분자는 발색이나 발광 수명 등의 재료 개발에서 고분자보다 앞서 있지만 진공 상태에서 기판에 부착시켜야 하기 때문에 제조 장치가 고가이고 1장을 제조하는 데 현재 1시간 이상 걸린다.

 도시바는 앞으로 양산 기술을 개선한 뒤 LCD 생산거점인 후카야 공장에 수십억엔을 투자해 설비를 구축하고 내년 4월부터 유기EL 표시장치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은 휴대폰과 PDA용을 생산하지만 장기적으로는 PC용 제조도 추진한다.

 유기EL 표시장치는 수명·발색 등에서 아직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소형 및 고화질화 특성이 뛰어나 앞으로 LCD 시장을 대체, 2005년에는 2000억∼3000억엔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파이어니어와 TDK가 휴대폰용 등으로 생산에 착수했다. 또 NEC가 삼성SDI와 합작으로 금년 중 생산에 나설 예정이며 소니는 2003년 본격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100개 이상 업체가 개발 및 상품화를 추진 중인데 참여 업체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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